사회김상훈

추석 선물세트 나르다 뇌경색 온 파견 근로자‥법원 "회사 50% 책임"

입력 | 2023-09-28 09:40   수정 | 2023-09-28 09:44
추석 연휴 행사 준비를 위해 평소보다 긴 시간 강도 높은 업무를 한 근로자가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경우 회사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9단독 재판부는 50대 파견 근로자가 자신을 고용한 식품가공업체와 농산물 매장을 운영하는 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가공업체 측의 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가공업체에 ″근무 시간과 업무 강도 조정, 적절한 휴게 환경 제공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데도 소홀히 했다″며 치료비 등을 계산해 1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근로자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근로자에게도 ″근로 시간 등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도 이를 일부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며 업체 측의 배상 범위를 절반으로 제한했습니다.

2011년부터 안동시의 한 매장에서 식품가공업체 제품의 진열과 재고 관리 등 업무를 해온 파견 근로자는 2016년 추석 연휴를 열흘 앞두고 뇌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근로자는 뇌경색 진단 전 추석 연휴 기간 예정된 판촉 행사를 준비하면서 주당 업무 시간이 41시간에서 54시간으로 늘었고, 개당 10에서 15킬로그램 무게의 추석선물세트 박스 40개가량을 창고에서 옮겨 진열하면서 업무 강도도 높아졌습니다.

이후 근로자는 두통 등 이상 증세를 느꼈지만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하루 최대 12시간 이상 근무하다가 몸 왼쪽에 마비 증세가 생겼고 병원에서 뇌경색 진단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