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주차한 곳으로 나온 A씨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한 뒤 음주측정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아니라 후배가 운전을 했다고 주장하며 음주측정을 거부했습니다.
경찰이 후배 인적 사항과 전화번호 등을 물었지만 A씨는 개인정보라서 말해 줄 수 없다며 버텼습니다.
결국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검찰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A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어 교통안전과 위험 방지를 할 필요성이 없었다″며 ″단지 음주운전을 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A씨를 속여 음주측정을 요구한 것은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A씨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심을 맡은 울산지법 재판부는 ″피고인은 체포되는 과정에서 피의사실 요지와 체포 이유를 고지받지 못했다″며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고,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위법한 체포였던 만큼, 음주측정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