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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이혼까지 하더니‥중국 부동산 어쩌나

입력 | 2023-08-17 09:59   수정 | 2023-08-17 10:21
<b style=″font-family:none;″>2016년 상하이, 집 사려 위장 이혼</b>

7년 전 중국 상하이에서 위장 이혼이 사회 문제가 됐습니다. 멀쩡하게 잘 살던 부부가 갑자기 결혼·이혼등기소에 이혼 신청하는 사례가 급증한 겁니다. 속내는 집 때문이었습니다.

상하이시는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해 1가구의 주택 보유를 최대 2채로 제한했습니다. 돈이 있어도 3채 소유 금지. 그런데 자고 나면 집값이 뛰었습니다. 2016년 3월 기준, 상하이의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5% 급등했습니다. 아파트=노다지였습니다.

편법이 등장했습니다. 위장 이혼. 규제를 피해 부부가 각 2채씩, 최대 4채를 살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당시 이혼 접수 창구에 길게 늘어선 줄이 중국 내외신에 보도됐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위장 이혼 대도시로 확산</b>

상하이 남쪽, 경제특구가 있는 선전도 위장 이혼이 문제가 됐습니다. 2016년 선전의 집값은 1년 새 60% 이상 올랐습니다. 상하이보다 더 했습니다. 위장 이혼은 난징 같은 대도시로도 확산했습니다.

당시 중국 대도시의 시정부들은 위장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 후 일정 기간 주택 구입을 금지하는 등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위기에 빠진 중국 부동산 업체</b>

최근 중국의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가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름은 비구이위안. 빌린 돈에 대한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한 겁니다. 지난 7일 만기 채권 이자 2천25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못 냈습니다. 지난 상반기에 76억 달러(약 10조 원) 손실을 봤습니다. 이 업체는 협력업체 수가 3만 3천 곳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2021년 말 부동산 대기업 헝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해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위기에 빠진 개발업체는 헝다보다 4배 많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중국 부동산 업체가 소환한 위기론</b>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부문의 비중은 약 4분의 1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학 중국센터의 조지 매그너스 연구원은 22~29% 정도, 금액으로는 55조 달러(약 7경 3천조 원)로 추산했습니다.

세종연구소의 전문가도 지난해 12월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의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다. 단순 부동산 매매, 설계 및 시공을 포함한 건축, 철강 등과 같은 건축 자재와 가전, 인테리어 등 모든 관련 산업을 합한 부동산 규모는 중국 GDP의 무려 30%에 이른다.” (세종연구소 자료: 중국 부동산 위기와 가시화되는 중국경제 침체)

부동산이 차지하는 막대한 비중 때문에, 이번 위기가 기업 한두 곳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부동산 회사와 금융권으로 번지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가 겹쳐 우려를 키우고 있죠.
<b style=″font-family:none;″>부동산 부실 얼마나 있나</b>

천정부지였던 중국 집값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떨어졌습니다. 부동산 침체는 가계 부채-은행 대출-부동산업체 실적-지방정부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연쇄 부실의 위험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중국 지방정부의 수입 중 20~40%가 토지 사용권 매각 대금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세입 의존을 경고했을 정도입니다. 또 중국 은행의 대출 중 약 1/4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데 부실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금융센터 KCIF 자료: 중국 부동산 시장 회복 가능성 점검)

<b style=″font-family:none;″>중국 정부의 급한 불 끄기</b>

중국 인민은행(중앙은행)은 최근 단기 정책금리를 추가로 인하했습니다. 돈을 계속 풀겠다는 겁니다. 이번 인하 조치로 약 6천50억 위안(111조 원)이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부동산 위기에 대한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시장 활성화 조치 등으로 올해 말에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고, 부동산 시장 위축이 시스템 위기로 악화될 여지는 적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물론 공급 과잉, 신용 리스크, 정부 재정 악화 우려는 여전하겠지만.(국제금융센터 자료 : 중국 부동산시장 전망 및 리스크 평가)

미국 재무장관 재닛 옐런의 말처럼, 중국 경제 불안이 리스크인 건 분명합니다. 가계-은행-부동산업체-지방정부-중앙정부가 얽혀 있는데, 이 둑이 잘 견뎌줄지 아니면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면서 터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