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혜인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주요 원인으로 내수 부진이 지목됐습니다.
1분기에는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가 개선됐지만 2분기 들어 전 분기 내수 회복을 이끈 일시적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오늘 기자설명회에서 ″내수의 일시적 개선 요인이 사라지면서 조정이 일어났다″며 ″지난해부터 내수 흐름이 안 좋았는데, 1분기에 잠깐 반등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성장은 수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전체를 보더라도 내수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2분기에는 내수를 이루는 소비와 투자가 모두 주춤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 시점이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진 영향으로, 민간 소비에 대한 긍정적 영향이 1분기로 집중됐습니다.
통상 신제품 출시 직후 한두 달 동안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집중되는데, 2~3월에 대부분 수요가 소화되면서 2분기 민간 소비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한은 설명입니다.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민간 소비에 포함되는 해외 소비도 2분기에 다소 감소했습니다.
설비 투자 역시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새로운 장비 도입 시점이 미뤄지고, 대규모 항공기 도입도 지연되면서 기존 전망치를 밑돌았습니다.
2분기 건설 투자의 경우 주택 매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애초 전망보다는 나았지만, 경기 부진과 투자 심리 악화는 여전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한은은 하반기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나타내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민간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 국장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나아지고, 기업들의 영업 실적도 좋아서 전반적으로 투자 여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수정 경제 전망 때 설비 투자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체감 경기를 제약했던 고금리와 고물가가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렵고, 직접 피부로 와 닿는 건설 경기 전망도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에 체감 경기 개선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은은 2분기 역성장으로 경기 침체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신 국장은 ″수출 증가율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수출 호조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경기가 고꾸라지거나 경제가 망했다고 과대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술적으로 올해 하반기 2.2%, 연간으로는 2.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2분기에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맞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