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누구세요?" "대리 부르셨죠?"‥종로에 출몰한 '차량 강도'

입력 | 2024-02-07 15:38   수정 | 2024-02-07 16:3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길.

점퍼를 입은 40대 남성 A씨가 양손에 상자와 봉투를 들고 걸어옵니다.

A씨는 주차된 차량 앞에 짐을 내려놓더니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탑니다.

그런데 이 차량은 A씨 차가 아니라 바로 근처에서 통화를 하고 있던 여성의 차였습니다.

이를 본 여성이 놀라서 차량 쪽으로 다가오자, A씨는 ″대리기사를 부른 줄 알았다″고 답합니다.

이 말에 안심한 듯 여성은 다시 통화하던 자리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A씨는 여성의 뒤를 따라가더니 순식간에 다가가 다리를 걷어차 넘어뜨리고, 주먹을 휘두르며 무차별 폭행을 시작합니다.

″차 키를 내놓으라″며 1분 가까이 폭행을 이어가던 A씨는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자 달아나 버렸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그런데 불과 10분 전에도 거의 똑같은 사건이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여성 운전자 혼자 조수석에 앉아 있는 차에 갑자기 타더니 폭행을 하고, ′가방과 차 열쇠를 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앞선 피해자가 진술한 인상착의도 A씨와 일치했습니다.

사라진 A씨를 추적하기 시작한 경찰은 CCTV 추적으로 A씨가 살고 있던 고시원을 찾아냈지만, 이미 어디론가 떠난 뒤였습니다.

경찰은 실시간 휴대전화 위치추적에 나섰고, 다음날 A씨 위치로 뜬 경기 안산시의 한 펜션촌에서 A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늦은 밤 갑자기 A씨 위치가 경기 화성시로 바뀌더니 휴대전화도 꺼져 버렸습니다.

경찰이 주변에서 탐문을 시작하자 추적을 눈치채고 달아난 겁니다.

한참 뒤를 쫓던 경찰은 화성시의 한 어두운 도로에서 수상한 렌터카 한 대를 발견했습니다.

어두운 도로 갓길에 전조등도 모두 끄고 가만히 서 있는 차.

경찰 차량이 다가가자 갑자기 운전석 문이 열리고, 곧이어 경찰관들이 달려듭니다.

안에 숨어있다 붙잡힌 A씨는 ″다음 날 여자친구와 놀러가기로 한 상태였다″며 ″범행 당시 술에 취해서 왜 그랬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범행을 시인한 A씨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화면 제공 : 서울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