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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홀 복구' 승인한 9급 공무원, 신상 털려 '민원폭탄' 맞다가‥

입력 | 2024-03-06 16:57   수정 | 2024-03-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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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된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어제 오후 3시 반쯤, 인천시 서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김포시 9급 공무원인 30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유족 측 실종 신고를 받고 동선을 추적하다가 A씨 위치를 파악했지만, 발견했을 때 A씨는 이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타살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앞서 A씨가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 보수 공사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했던 것을 두고 항의 민원을 다수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날 밤 9시 반쯤, 한 온라인 카페에는 ″김포한강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며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묻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어 한 누리꾼이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를 공개했고, 이후 해당 카페에는 A씨를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현재 해당 카페에는 A씨의 실명이 공개된 게시물이 삭제됐고, 신상을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흔적을 지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 사망 사실이 알려진 뒤 해당 카페 운영자는 공지글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에 저희 카페가 관련돼 있다는 점에 죄책감과 슬픔이 밀려온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유세연 김포시청 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담당자는 계속된 항의전화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포트홀로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빨리 조치해야 하는데, 보수공사의 책임을 공무원 개인 치부로 몰아갔다″고 비판했습니다.

김포시는 A씨가 최근 업무에 따른 악성 민원 등으로 심적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진상 조사에 나설 방침입니다.

다만 경찰은 ″A씨의 유서가 따로 발견되지 않았고, 유족 조사 과정에서도 민원인들의 항의와 A씨 사망 간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