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도심 하천 공원에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젊은 연인들을 위한 ′프러포즈 성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습니다.
대구시는 어제 기자설명회를 열고 ′신천 프러포즈′ 조성사업을 발표했습니다.
[장재옥/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장]
″연간 6백만 명 이상이 찾는 시민 대표 여가 공간인 신천에 사랑과 낭만이 넘치는 수상공원인 신천 프러포즈의 디자인을 확정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자 합니다.″
대구의 대표적 도심 하천인 신천을 연인들의 프러포즈 이벤트 공간으로 만들어 방문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취지로, 올해 설계작업을 끝낸 뒤 2026년까지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총 사업비는 모두 110억 원.
연인 간 약속의 상징인 반지를 형상화한 원형 구조로 1,590㎡ 규모의 수상 공원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대구시는 애초 편의시설 등을 갖춘 ′리버뷰 테라스′를 조성해 명소화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홍 시장의 아이디어로 공간 형태를 프러포즈 존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재옥/대구시 맑은물하이웨이추진단장]
″대구가 결혼율이 되게 안 좋았는데, 다행스러운게 재작년에 비해서 작년에 결혼율이 많이 올라가. 그래 봤자 10몇위 수준. 그걸 좀 활성화시키고 싶은 게 솔직히 이 공간을 구상하게 된 생각이고. 시장님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홍 시장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을 언급하며 ″퐁네프 다리에 가보면 선남선녀들이 평생 헤어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자물쇠를 다리에 걸어두고 열쇠는 세느강에 버린다고 한다, 우리 대구도 그런 프러포즈 명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대구 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신천에 이미 여가시설이 많은데, 추가로 토목공사를 벌이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대구여성회도 ″100억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어 만드는 게 청혼 이벤트 공간이라는 건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는 취지로 지적했습니다.
일부 대구시민들도 ″프러포즈 공간이 있으면 젊은 층이 찾는다는 발상이 너무 올드한 것 같다″거나 ″차라리 광장에 초점을 맞춰서 편하게 쉴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