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나연

박정희 정권 '긴급조치 9호' 피해자 김거성, 4억 3천만 원 배상받게 돼

입력 | 2024-08-11 09:47   수정 | 2024-08-11 09:47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헌법을 비판하는 구국선언서를 배포해 옥살이한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국가로부터 4억 3천만 원을 배상받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3부는 김 전 수석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국가가 4억 3천만 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출소 이후에도 범죄자라는 오명 하에 오랜 기간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고 국민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피고가 저지른 불법행위의 위법성이 중대하다″고 했습니다.

양측 모두 재상고하지 않으면서 김 전 수석의 국가 상대 소송은 약 11년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김거성 전 수석은 1977년 10월, 18살의 나이로 유신헌법을 비판하는 구국선언서를 배포해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실형이 선고됐고, 1979년 8월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재심을 청구해 2014년 5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2013년 9월 처음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는데, 민주화보상법에 따라 2천625만 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청구가 각하됐습니다.

이후 헌법재판소가 보상금을 받은 피해자는 더 이상 국가 상대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2019년 2월 다시 소송을 냈습니다.

이번에는 소멸시효가 문제가 돼 1·2심 법원이 김 전 수석에게 청구권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2022년 8월 긴급조치 9호 피해자 배상 청구권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새로운 판단이 나오면서 다시 길이 열렸습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선고일부터 소멸시효가 적용한다고 명시했고, 이어 작년 6월 김 전 수석 소송에서도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며 원고 승소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