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동건

'한낮에 낙뢰' 40분 심정지‥날벼락 맞은 교사의 '기적'

입력 | 2024-09-13 15:22   수정 | 2024-09-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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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는 두 남성.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와 광주 서석고 김관행 교사입니다.

29살인 김 교사는 지난달 초 갑자기 벼락을 맞고 심정지 상태에 빠지는 위중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당시 광주의 조선대학교에서 연수를 받던 중 점심을 먹으러 가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조선대 교정의 나무로 떨어진 낙뢰는 땅을 타고 김 씨에게 닿았고, 그 순간 김 씨는 현장에서 심장이 멈춘 채 의식을 잃었습니다.

[박 모 씨/목격자(음성변조)]
″(번개가) 깜빡거리고 갑자기 사람들이 뛰어다니셔서, 뭐지 했는데 구급차가 왔더라고요.″

곧바로 인근에 있던 시민에게 발견된 김 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응급실에서 겨우 호흡과 맥박은 되찾았지만, 심장이 40분가량이나 멈춰 있었던 탓에 장기 훼손이 발생한 겁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김 씨에게선 다발성 장기부전과 혈액 응고 등 심각한 증상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김 씨를 맡은 조용수 교수는 최후의 수단으로 인공심폐기계, 에크모 치료를 선택했습니다.

사흘 밤낮으로 이어진 치료 끝에 김 씨는 기적적인 회복을 시작했고, 입원 열흘 만에 인공호흡기를 뗄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습니다.

조 교수는 ″당시 심장과 폐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지만 환자도 젊고, 조그만 가능성이라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전력을 쏟았다″고 회상했습니다.

결국 사고 28일 만에 퇴원한 김 씨는 ″두 번째 삶을 선물해 준 아버지″라며 조 교수에게 감사를 표했고, 병원 후원금으로 1천만 원을 기탁했습니다.

김 씨는 건강을 되찾았지만 아직 섭식 장애와 근력 감소 등으로 정상적인 도보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는 ″최근 의정 갈등으로 응급실을 비롯한 의료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 같다″며 ″환자를 위해 헌신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노력과 열정이 폄훼되지 않도록 갈등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제공 : 전남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