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승지

5성급 호텔 승강기 교체하다 추락해 숨져‥끊이지 않는 승강기 작업 사고

입력 | 2024-10-15 19:21   수정 | 2024-10-15 19:39
유명한 5성급 호텔인 인천 영종도의 그랜드 하얏트 호텔. 어제 오후 5시 반쯤 30대 남성 김 모 씨가 가장 높은 층인 12층에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김 씨는 호텔 직원용 승강기 교체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맨 윗층인 12층에서 승강기 위에 올라타 해체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작업 도중 갑자기 승강기가 떨어지며 김씨도 함께 지하 2층으로 추락했습니다. 작업은 안전 규칙에 맞는 2인 1조로 이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김 씨의 몸이 구명줄로 고정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줄이 있었으면 아마 추락을 안 했을 건데 사람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사고가 난 승강기 업체 ′오티스 엘리베이터′측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며 ″향후 모든 조사에 적극 참여할 것″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승강기 교체 공사는 공동 수급 방식으로 이뤄져 승강기 제조는 오티스 엘리베이터에서, 설치는 다른 중소기업 업체에서 담당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지난해 이어 올해도 승강기 사망 사고 난 ′오티스 엘리베이터′ </strong>
지난해 6월에도 오티스 엘리베이터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홀로 작업하던 중 추락해 숨지거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연이은 사고로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던 ′오티스 엘리베이터′ 대표는 숨진 노동자와 유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오티스엘리베이터 노조는 회사가 오랜기간 노동자에게 무리한 작업을 요구했다고 말합니다. 방규현 오티스엘리베이터 노조위원장은 ″사측에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관리 대수를 할당하면서 지키지 못하는 안전 절차만을 강요하고 있다″며 ″충분한 기술 개혁 없이 위험한 작업 환경에 투입되는 젊은 동료들을 볼 때면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수철 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는 ″승강기 설치 업체뿐 아니라 호텔과 승강기 계약을 체결하며 설치 업체를 선정·관리한 오티스 엘리베이터 역시 책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행정안전부의 ′승강기 사고 및 기술자 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5년간 승강기 사고로 인해 다치거나 사망한 사람은 335명입니다. 이 중 사망자는 27명, 부상자는 308명인데 승강기를 설치·수리하다가 사고를 당한 노동자는 47명으로 전체 사상자의 14%입니다. 특히 작업 도중 숨진 노동자는 1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경찰과 노동청은 오티스 엘레베이터와 승강기 설치 업체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및 안전관리 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