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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총리에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첫 임명

입력 | 2024-02-04 09:06   수정 | 2024-02-04 09:06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에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인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가 임명됐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오닐 신임 총리는 총리직 수락 연설에서 ″오늘은 새로운 새벽을 맞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나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고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임 오닐 총리는 임명이 확정된 직후 ″나의 부모, 조부모 세대에서는 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닐의 아버지인 브랜던 도리스는 과거 아일랜드의 독립을 주장하며 분리주의 무력투쟁을 벌이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 IRA의 일원이었고, 이 때문에 수감됐던 전력이 있습니다.

오닐 총리의 사촌인 토니 도리스도 IRA의 일원이었으며 1991년 영국 공군특수부대에 살해됐다습니다.

배경부터 민족주의자인 오닐은 그러나 벨파스트 평화협정 이후 정치에 입문한 첫 세대로서, 무장 투쟁 대신 평화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을 때 오닐은 조의를 표했으며 찰스 3세의 대관식에도 참석했습니다.

이 같은 행보는 신페인이 IRA의 정치 조직이었던 과거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오닐이 이끄는 신페인 당은 통일된 아일랜드라는 공화주의적 열망을 내세우는 대신 브렉시트 충격 후 급등한 물가에 대응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정책을 강조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두 자녀의 어머니인 오닐은 15세에 임신해 16세에 딸을 출산했으며 지난해에는 손주를 얻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단단함이 10대 때 엄마가 됐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오닐 총리가 임명되자 아일랜드계로 잘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축하를 전하며 북아일랜드 의회 복원을 환영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는 중요한 발걸음″이라면서 ″평화 배당금을 강화하고 공공 서비스를 복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의 큰 진전을 계속하는 연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