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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부활할 뻔했던 '160년 전 낙태금지법' 폐지

입력 | 2024-05-03 10:35   수정 | 2024-05-03 10:36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160년 전 제정된 낙태금지법이 법원 판결로 부활할 뻔했다가 이를 영구 폐지하는 법안이 입법되면서 효력을 잃게 됐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케이티 홉스 애리조나 주지사는 현지시간 2일 낙태금지법 폐지 법안에 서명한 뒤 ″오늘 우리는 남북전쟁 시대의 낙태 전면 금지법을 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생식·출산을 선택할 여성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애리조나주 대법원은 지난달 9일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운 경우를 제외하고 강간이나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에도 모든 시기에 낙태를 전면 금지한 1864년의 주법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판결해 이 법이 부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 날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공언했고, 이에 영향을 받은 공화당 소속 주 의원들이 가세하면서 민주당 소속 주 의원들이 발의한 ′1864년 낙태금지법 폐지 법안′이 지난달 24일 주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어 주의회 상원에서도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힘을 보태면서 이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습니다.

1864년의 낙태금지법 폐지안이 발효되면 2022년 제정돼 시행 중인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 금지법이 유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