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상문

소방청 과장 "소방청장이 통화 중 MBC 말하며 메모‥이후 '단전·단수' 물어"

입력 | 2025-10-30 20:58   수정 | 2025-10-30 20:59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소방청장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통화할 당시 MBC를 비롯한 언론사들을 말하며 메모하고, 전화를 끊은 뒤엔 단전·단수를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김 모 소방청 과장은 오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심리로 열린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출석해 ″허석곤 당시 소방청장이 회의 중 누군가와 통화를 했는데 MBC 등 언론사를 말하며 메모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과장은 ″허 청장이 전화를 끝내고 ′단전·단수가 우리 소방의 임무냐′라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행안부 장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구나′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오늘 공판에는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과 조선호 전 경기소방재난본부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황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40분쯤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이 전화해 ′비상계엄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두 번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후 11시 50분쯤에는 허 전 청장이 전화해 ″서울상황이 어떠냐고 물었고, 경찰청 협조 요청이 있었는지 물어보고 상황관리를 잘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습니다.

조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이후 언론 보도 등으로 단전·단수 지시에 관한 이야기가 퍼지면서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 ′계엄 때 청장이 장관에게 단전·단수 전화를 받은 뒤 이영팔 전 차장에게 지시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상민 전 장관은 증인신문 순서를 두고 재판부에 직접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허 전 청장의 진술에 이상한 부분이 있다″며 ″결정적인 부분은 ′경찰 협조 요청이 오면 협조해줘라′라는 부분인데, 경찰 이야기를 먼저 들어야 하므로 조지호 경찰청장을 신문한 다음 허 전 청장을 신문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 10일 공판에 조 청장을 증인으로 일단 채택하기로 했고, 이후 11월 17일에는 허 전 청장과 이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