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5-21 15:05 수정 | 2026-05-21 15:05
HD현대중공업이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교섭의무를 부담하는지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2심 판결을 7년 6개월 만에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늘 오후,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기각을 선고했습니다.
대법관들의 다수의견은 ″구 노동조합법 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기존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돼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일명 ′노란봉투법′은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근로자를 지휘·감독하면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제시한 기존 판례를 유지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최근 노동조합법의 개정 이유를 보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에 포함하여 노동3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다″며 ″사법의 본질은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므로, 사법부가 ″구체적 사건과 무관한 추상적 법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주심인 오경미 대법관을 포함해 이흥구, 신숙희, 마용주 대법관은 노동3권을 보장하는 헌법 33조와 구 노동조합법의 입법취지에 따라 명시적ㆍ묵시적 근로계약관계나 그 밖의 계약관계가 없더라도 사업장 안에서 근로조건에 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고 반대의견을 남겼습니다.
앞서 하청노조는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하청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며 2016년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듬해 원청을 상대로 소를 제기했습니다.
이번 사건 1·2심은 HD현대중공업의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는 하청 근로자들과 원청 사이에 적어도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로 평가할 정도의 사용종속 관계가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HD현대중공업과 하청노조 사이에는 이런 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