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강성구

페르시아만 긴장 고조, 긴장 해소 중재 노력[이은정, 김상철]

입력 | 1987-08-03   수정 | 198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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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만 긴장 고조, 긴장 해소 중재 노력]

● 앵커: 메카 대 참사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두 나라의 주장이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페르시아만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따라서 국제 원유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만 또 한편으로는 이 높아진 긴장을 해소하려는 주변국들의 중재 노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기자: 천 여명의 사상자를 냈던 메카시는 사건 발생 3일이 지난 오늘 평화를 되찾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중재 노력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아사드시리하 대통령은 두 나라 사이의 중재역을 맡으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회교급 정상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두 나라의 주장이 크게 엇갈려 사태 해결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이란 측은 사우디가 미국의 조정 아래 이란 순례자들에게 기관총을 발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우디 측은 시위 군중이 혼란 속에 압사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이 사태에 격분한 이란인 백만 여명은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가졌으며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과 쿠웨이트 대사관을 점거, 방화하기도 했습니다.

다프산자니 회장 등 이란 지도자들은 이 사태에 관련해 미국과 사우디에 복수할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그러나 리비아만이 이란 측을 지지할 뿐, 대다수 아랍권 국가들은 사우디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캐나다 유엔 사무 총장에게 서안을 보내는 한편, 주변 회교국들에게 사절단을 파견해 이란 측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이란은 이란-이라크 전에서 서방 측이 이라크를 지원한 데 대한 반격과 회교권에서의 사우디 위치를 무너뜨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랍 주변국들은 물론 이웃 강대국들까지 자칫 이번 사태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은정입니다.

(이은정 기자)

● 기자: 회교 성지 메카에서의 유혈 참사로 빚어진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 사이의 긴장은 페르시아만의 전쟁 위기를 한층 높이면서 전 세계에 제 3차 오일 쇼크의 우려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테헤란 라디오 방송은 이번 사건 이후 이란 군은 중부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해서, 3천 5백 명의 이라크 군을 사살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란의 관영 통신은 순교라고 이름 붙여진 합동 해상 훈련이 내일부터 페르시아만에서 실시 된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란의 회교 민병대는 호르모제 해협 붕쇄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쿠에이트 유조선을 호위하면서 항해하고 있는 3척의 미 군함에 대한 이란의 공격 가능성은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해서는 이란이 비록 강경한 내용으로 보복할 것을 다짐하고는 있지만 아랍 세계 전부를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대 사우디 관계를 기본적으로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아랍 외교 통신들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가 정면 대결로 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중동 문제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모제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호르모제 해협을 통해 에게 해에 공급되는 원유량은 하루 700만 배럴로 석유 거래 업자들은 이란이 호르모제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 유가는 지금의 수준에서 배럴 당 10달러 이상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동의 두바이 유는 도쿄 현물 시장에서 배럴 당 20센트에서 40센트씩 뛰어 올랐고, 북해산 브렌트 유도 오늘 9월 선적분이 1 배럴에 20 달러 85센트까지 인상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하루 국내 석유 소비량의 3분의 21 이상을 호르모제 해협을 통해 공급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철입니다.

(김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