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현대그룹 6개 업체 2만여 명은 오늘 대형 트레일러 등을 앞세우고 가두시위를 벌인 뒤에 울산 공설운동장에 모여서 휴업조치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울산 문화방송 잠깐 연결합니다.
김철중 기자, 어떻게 좀 긴박한 국면을 맞고 있는 것 아닙니까.
●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대그룹 근로자 2만여 명은 오늘도 휴업조치 철회를 요구하며 연 이틀째 농성을 벌이다가 회사를 벗어나 10km나 떨어진 울산 공설운동장까지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현대인중과 현대중공업 등 현대그룹 산하 6개 기업체 근로자 2만여 명은 오늘 오전 8시 현대중공업 운동장에 모여 정주영 명예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계열업체 사장단에게 협상 권한을 넘겼다고 밝혔지만 근본 타결을 위한 실권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연 이틀째 농성을 벌였습니다.
이들 근로자들의 부녀자 2천여 명까지 합세해서 오늘 오전 11시 30분 쯤 대형 트레일러와 덤프트럭 등 중차량을 앞세우고 회사를 벗어나 4km나 떨어진 울산시 남목 정수장 앞까지 진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두시위를 계속하려는 근로자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이 대치하는 바람에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이들 근로자들은 시위 현장에 나온 울산 시내 기관장들의 설득으로 회사에서 10km나 떨어진 울산 공설운동장까지 평화적인 시위를 하기로 약속하고 6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채 가두시위를 계속 벌였습니다.
현대그룹 근로자 2만여 명은 오후 5시쯤 가두시위를 마치고 울산 공설운동장에 모여서 이 시간까지도 정주영 명예회장이 퇴진할 것과 민주노조 인정을 요구하는 궐기대회를 갖고 있는데 오늘 오후 울산에 급히 내려온 한진희 노동부 차관이 근로자들을 회사 측과 협상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 근로자들은 오늘 정주영 회장의 기자회견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그룹업체 사장단에게 실질적 권한을 넘기거나 아니면 직접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현대그룹 측은 근로자들에게 같은 업종에서는 최고 대우를 해주겠지만 그룹 차원의 단체 협상이 아닌 회사별 개별 협상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현대그룹의 노사분규는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매우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울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