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손석희
오대양 박순자여인 집단 피살 사건 현장 보고[이인용]
입력 | 1987-08-29 수정 | 198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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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양 박순자 여인 집단 피살 사건 현장 보고]
● 앵커: 지금 전화가 사건 현장으로 직접 연결이 돼 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이인용 기자를 연결해서 박순자 여인 집단 피살 사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인용 기자!
● 기자: 네 이인용입니다.
● 앵커: 지금 전화 상태는 그렇게 고른 편이 아닙니다만 사건 현장이 언제 어떻게 발견이 됐는지 그것부터 말씀해주시죠.
● 기자: 네 이곳 사건 현장은 경기도 용인군 남사면 북2리 신 부락입니다.
이 신 부락에 완구와 공예품 제조회사인 주식회사 오대양의 공장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 이 사고가 발견된 것은 완구 공예품 제조회사인 오대양의 사장인 박순 씨의 남편인 이기정씨가 부인 박순자씨가 지난 25일부터 행방불명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 행방불명이 된 박 여인을 찾아서 이리저리 다니다가 오늘 오후 4시 반에 이 공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공장에 도착해서 공장 구내식당에 천장이 구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천장을 뚫고 위로 올라가보니까 시체 32구가 이리저리 엉켜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이 사건은 외부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 앵커: 이인용 기자, 사건 현장에 직접 들어가 습니까?
● 기자: 네 들어가 봤습니다.
● 앵커: 어떻습니까?
● 기자: 지금 현재 감식반이 사고 현장을 보존하고 조사를 하기 위해서 사고 현장을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헝겊으로 목이 졸렸고 또 손과 발이 묶여 있었고 입과 코에는 화장지가 막혀 있어서 이것은 타살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은 옷을 벗은 채 목을 매 죽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이들 중 한 명이 나머지 사람들을 모두 교사를 하고 자신은 자살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 현장 주변에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헝겊과 화장지, 고무장갑 그리고 약병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체에는 이불이 덮여 있었고 대부분 입에 거품을 물고 있어서 극약이 사용된 게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교사를 한 사람이 극약이나 다른 마취제 같은 약을 사용해서 정신을 잃게 한 뒤에 그리고 헝겊이나 고무장갑 등을 사용해서 목을 졸라 죽인 게 아닌가 경찰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앵커: 네 상당히 끔찍한 그런 내용인데 대개 저희가 알고 있기로는 어린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연령 분포가.
● 기자: 어린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숨진 사람들은 대부분 30대, 40대의 사람들로 보이는데요.
머리가 짧고 영양상태가 나쁜 것으로 보이는 마른 체구였습니다.
그리고 이 현장을 보면 현장에서 3m의 거리를 두고 한 곳에 13명 그리고 다른 곳에 19명의 시체가 무더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는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만 오대양의 사장인 박순자 여인의 아이들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 앵커: 그러면 남자하고 여자는 각각 몇 명이나 됩니까?
저희가 지금까지 들어온 것으로 봐서는 남자가 4명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 기자: 32명을 성별로 보면 남자가 넷 그리고 여자가 28명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앵커: 그런데 말이죠, 오대양 식당이라는 곳에서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그곳이 어떤 곳인데 이렇게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상당히 궁금증이 갑니다.
주변 환경이 어떤 곳입니까?
● 기자: 우선 사건의 배경이 될 만한 내용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대양은 완구와 공예품 제조회사입니다.
그러나 이 오대양은 완구와 공예품 제조회사 외에도 유아원과 아울러 경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오대양 사장 박순자 여사는 최근 부채가 70여억 원에 이르러서 채권자들로부터 상당히 채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 경찰에서는 박순자씨가 채권자들을 피해서 공장의 직원들, 사무실 직원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도피해 와서 이곳에서 사건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만 박순자씨가 나머지 사람들을 살해하고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닌가 이렇게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 앵커: 지금 권복경 치안본부장도 내려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 기자: 지금 경찰에서는 경기도경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현장에 설치했습니다.
현재 활발하게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현장이 그대로 보존된 상태에서 기본적인 수사만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잠시 뒤에는 정화콘도라는 곳으로 수사본부를 옮겨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 앵커: 알겠습니다.
이인용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이인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