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손석희
[오대양 사건]사체 처리 및 유족 표정[문철호]
입력 | 1987-08-30 수정 | 1987-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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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양 사건][사체 처리 및 유족 표정]
● 앵커: 사체 신원이 최종 확인이 되면서 용인 현장에는 사망자의 유가족들이 속속 도착을 하고 있고 1구의 사체가 유가족에게 맨 처음으로 인계가 됐습니다.
사체 처리와 유가족 표정에 대해서 문철호 기자가 역시 현장 중계차에서 여러분들에게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문철호 기자, 전해주세요.
● 기자: 네 장장 7시간 반 동안 32구의 사체를 부검한 이곳 사건 현장 식당에 마련된 임시 안치실입니다.
지금 제 뒤로는 부검을 마친 32구의 사체들이 조용히 잠들어 있습니다.
오늘 오전 9시부터 수원지방검찰청 박영수 검사 지휘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황적준 박사의 집도 아래 진행된 오늘 부검은 7시간 반 만인 오후 4시에 끝을 맺었습니다.
아직 정확한 부검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오늘 부검은 맨 마지막에 목을 매고 숨진 오대양의 공장장 이경수씨부터 시작됐으며 경찰 측은 부검이 끝나는 순서대로 사체들을 입관했습니다.
한편 숨진 32명의 신원이 오늘 오후에야 모두 밝혀짐에 따라 사망자 18명의 유가족 30여 명이 이곳을 찾아와 신원을 확인한 뒤 오열을 터뜨리기도 했으며 일부 사람들은 사망자 안에 자신의 가족이 포함돼 있지 않자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유가족 중에는 대전학사의 여사감이었던 김명순 씨의 남편인 대전 배재대학 교목실장 이성상 목사가 이곳에 도착해 부인과 딸 이인애 양 등 세 가족의 신원을 확인하고 아내와 두 딸을 한꺼번에 잃은 슬픔에 넋 나간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 유가족 가운데 한 분의 말씀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사망자 유가족: 그러한 단체인 건 전혀 몰랐어요.
TV에 매스컴에 이렇게 나올 때 설마 했었는데 나의 직계가족이 이렇게 됐다는 걸 알았을 때,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고 제가 그거 안다는 것은 참 모르겠습니다.
근데 다 아마 금전적인 관계 때문에 이러한 무서운 일이 일어난 것 같고 오대양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것은 별로 없고 그때 제가 갔을 때도 이런 걸 다 만들어놨더라고요.
가수원동이라는 데를 제가 갔는데 이런 걸 다 만들어놨는데 그냥 전 이렇게 봤죠.
이런 걸 하는 데라 그래서 그런가보다 전 이렇게만 봤고 저에게 이모가 이런 데를 와라 이런 얘기는 들은 적은 없었고 자선사업하는 단체니까 참 좋은 단체인 모양이다 이렇게만 생각을 해왔지 전혀 정말 꿈에도 이런 생각은 안 했던 거죠.
● 기자: 한편 경찰은 일단 검찰로부터 사체 처리 지휘를 받아 유가족이 찾아온 18구의 사체는 가족들에게 인계하고 연고자가 없는 사체는 행정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두세 가족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가족들이 사체 인수를 꺼리고 있어 처리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은 오늘 밤까지 사체를 계속 이곳에 안치시키고 내일 오전 중으로 충남 도경과 협의해 변사처리 규정에 따라 사체를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사망자 가운데 대전학사 보모인 34살 곽남옥씨의 언니 곽남연씨는 오늘 밤 8시 곽씨의 사체를 인도해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지금까지 용인 사건 현장에서 MBC뉴스 문철호입니다.
(문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