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앵커: 손석희
프로축구 현대팀 해체[최문순]
입력 | 1987-11-07 수정 | 198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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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현대팀 해체]
● 앵커: 선수 하나를 뺏어 오지 못하게 되니까 팀을 해체까지 해버린 팀이 있습니다.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김종구 선수의 스카우트 문제로 빚어진 대우와 현대 두 재벌그룹의 감정싸움이 급기야 프로축구 현대팀의 해체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최문순 기자입니다.
● 기자: 현대는 오늘 오전 열린 그룹 회장단 회의에서 전격적으로 축구단 해단을 결정하고 김영준 단장 명의의 해단 통보서를 프로축구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김종구 선수 스카우트 문제에 대해 기득권을 주장해 온 현대 측은 축구협회가 선수 등록 규정을 고쳐 김종구가 대우선수로 등록을 마치도록 한 데 반발해 오늘과 내일로 예정됐던 올 시즌 최종 2연전 포기한 데 이어 결국 팀까지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현대 측은 만여 명의 등록 선수를 관장하고 있는 축구협회가 특정 선수를 위해 등록 규정을 고치는 풍토에서는 축구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이에 따라 구단주를 비롯한 경영진과의 협의를 거쳐 해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축구계에서는 호남 축구팀 창단이 무산된 데 이어 팀 해체라는 최악의 사태로 발전된 이번 파동으로 침체된 프로축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두 재벌그룹의 감정대립이 몰고 온 성급한 해체 결정에 재고를 요청했습니다.
● 이의재(축구해설가): 대기업인 현대에서 프로축구 팀을 해체시켰다 그러면 제2, 제3의 팀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해체를 선언한 현대 하나만의 불행이 아닌 한국 프로 축구 전체에 검은 구름을 씌어 준다는 점에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생각합니다.
● 기자: 한편 프로축구위원회는 현대의 해단 통보서를 일단 접수하지 않기로 하고 유흥수 회장이 상경하는 대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구단 해체를 막는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최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