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앵커: 강성구

탁구 선수 안재형, 중공 자오즈민과 결혼 합의[김병훈]

입력 | 1987-11-10   수정 | 198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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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선수 안재형, 중공 자오즈민과 결혼 합의]

● 앵커: 중공 여자 탁구의 간판스타 자오즈민과 우리나라의 남자 탁구 에이스급 선수인 안재형이 국경과 이념을 뛰어넘는 사랑으로 결혼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병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오늘 서울 염창동 동아생명 체육관에서 기자를 만난 안재형 선수는 자오즈민과 결혼을 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함으로써 그동안 화재가 되어 온 두 남녀 선수 사이가 소문보다도 훨씬 가까운 것임을 밝혔습니다.

“어느정도까지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것을 본인으로서는 밝히고 싶지 않은 단계다?”

● 안재형(탁구 선수): 네.

● 기자: 안재형과 자오즈민은 지난 84년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아시아 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처음 만나 사귀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서울 아시안게임과 중공에서 열린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계기로 친구를 넘어선 연인의 사이로까지 발전했습니다.

중공을 왕래하는 인편을 통해서 선물과 편지로만 사랑을 나누던 두 사람은 지난 5일부터 벌어진 제5회 아시안컵 탁구대회 기간동안 서울에서 만나 결혼에 합의했으며 자오즈민은 지난 4일 안재형의 부모를 만나서 결혼 승낙을 받아냈습니다.

● 안경씨(안재형 선수 부친): 올 봄에 자오즈민 측에서 편지가 왔는데 그 내용이 자기측 가족회의를 열어서 이미 자신은 승낙을 받은 상태이다.

서로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 깊어진 것을 제가 확인한 다음에는 부모 쪽에서 본인들 의사대로 하도록 답장을 보냈습니다.

● 송영희씨(안재형 선수 모친): 신부감으로는 그 정도 아가씨이면 한국 아가씨가 됐든 간에 만족해요.

키도 크고, 얼굴도 예쁘게 생기고…

● 기자: 한편 두 사람의 관계가 급속히 진전된 것은 중공 북경에서 자오즈민과 가깝게 살고 있는 중공과 우리나라의 국경을 넘나들면서 두 사람을 중재해 준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정인갑씨: 애정적으로 안재형을 사랑할 때는 우리는 막지 못한다.

그래서 이 사랑을 나누는 데 나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자신이 안재형의 편지를 받아도 뜻이 뭔지 알 수 없고, 자신이 안재형에게 편지를 보내도 안재형이 무슨 뜻인지 알아볼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나보고 좀 도와달라(해서) 도와주겠다…

● 기자: 주계 장막을 넘은 두 젊은 남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현실적으로 너무나 높고 두터운 장벽이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때맞춰 날아든 중공이 우리나라와 직접 교역할 의사가 있다는 소식과 함께 봄바람처럼 불어닥치는 화해의 기운이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데 한가닥 희망의 빛을 던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병훈입니다.

(김병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