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앵커: 강성구
위장 남녀의 빈에서 바레인까지의 행적 추적[신용진]
입력 | 1987-12-02 수정 | 1987-12-0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위장 남녀의 빈에서 바레인까지의 행적 추적]
● 앵커: 위장한 두 남녀가 비인에서 바레인까지 벌인 행적을 승무원과 현지대사관 직원 등에 증원을 토대로 구성해 봤습니다.
● 기자: 일본인으로 가장한 조총련간첩 미야모토아키라와 같은 인물로 보이는 60대 후반의 노인과 27세가량의 여자가 빈에 나타난 것은 일본을 출발할 다음날인 11월 19일 오후였습니다.
이들은 신이찌와 마유미라는 이름으로 배오그라드, 바그다드, 아부다비, 바레인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항공편을 예약했습니다.
여권번호는 MG5021208 MG5741632 공작에 쫓겨 서둘러 만든 듯 마유미라는 여자의 여권은 남자의 여권 표기하는 MG로 쓰여져 있었습니다.
4일 뒤 유고의 배오그라드 5일 동안의 체류기간 동안 노인은 의사로 여자는 딸로 행세하며, 공작수행을 위한 치밀한 계획을 짜고 있었습니다.
조직의 공작원으로 보이는 동양인으로부터 물건을 건네받은 것은 바로 이때, 다이너마이트의 1.4배의 위력을 갖는 폭약 컴포지션4를 여자는 가지고 있던 손가방에 깊숙이 보관했습니다.
배오그라드의 마지막 날 이들은 공작이 실패로 끝날 경우 영원히 입을 다무는 독극물 캡슐을 마련했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이들 위장남녀는 배오그라드 공항에서 보안검열을 마치고, 이라크 항공기 편으로 바그다드에 도착했습니다.
28일 밤 통과여객인 공작목표물은 대한항공 KE858편 여객기에 탑승하기 위해서 별도의 검사장 수속을 밟지 않고, 보세구역의 엑스레이 탐지기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115명의 목숨을 창졸간에 앗아간 폭약 컴포지션4는 여자의 손가방 깊숙한 곳에서 끝내 발각되지 않고 보잉 707여객기로 옮겨졌습니다.
베이지색 정장차림의 노인과 퍼머형 머리의 여자는 조종석에 가까운 1등석인 7B,7C에 나란히 앉았습니다.
운명의 대한항공 여객기는 정시에 이룩했습니다.
이때가 밤 11시 37분, 아부다비 까지 앞으로 3시간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시간 안에 폭탄설치를 끝내야 한다.
긴장과 비장으로 암울한 두 남녀는 어딘가 어색하고 사람을 꺼리는 표정으로 오직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이륙 1시간 뒤 승무원의 왕래가 뜸해진 틈을 타 남자는 황급히 여자로부터 폭약을 건네받았습니다.
화장실까지 5m를 그러나 태연히 걸어간 남자는, 화장실 한 구석에 준비해간 폭약을 설치하고 돌아와, 여자의 좌석과 바꾸어 앉았습니다.
● 박길형 사무장: 순번정도는 어디에 갔다 온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7B에 남자분이 앉았었는데 나중에 식사 샌드위치를 걷을 때 드릴 때에는 7B에 앉았었는데, 나중에 저희 승무원이 보니까 7C에 앉았었더라고 그랬거든요.
● 기자 29일 새벽 아부다비 공항, 남녀는 13명의 다른 승객과 함께 내렸고, 대한항공 여객기는 10시간 후면 폭발할 폭약이 장전된 채 방콕으로 날아갔습니다.
남녀는 곧바로 걸프항공기편으로 바레인에 도착, 리전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 투숙했습니다.
대한항공기 실종소식이 전해진 것은 바로 이때 정부는 공산권 배오그라드를 경우에 아부다비에 내린 이 일본위장남녀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소재 파악에 나섰고, 일본정부는 하찌아 마유미라는 이름으로 여권 발급한 사실이 없다고 우리 측에 통보해 왔습니다.
김정기 바레인 대사대리가 30일 자정이 넘는 시각에 리전시 호텔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 김정기 바레인 대사대리: 아침 6시 30분경에 호텔을 체크아웃 했습니다.
그래서 공항에서 저희 대한항공 직원이 계속 그 사람을 주시하고 있었고, 다음은 일본대사관에서도 이 여자의 여권이 가짜라는 것을 일본정부로부터 통보를 받고 공항에 가서 그 출국중지 협정을 요청했습니다.
● 기자: 다음날 새벽, 한국대사관과 한국대사관측에서 이들의 출국 정지를 바레인 당국이 요청했고, 불이의 방문에 놀란 이들은 급히 공항으로 달려 나갔으나 바레인 이민국 직원에 의해서 연행됐습니다.
담배를 피워도 되겠느냐고 여유를 피우던 이들은 담배 속에 있던 독극물 캡슐을 삼켰습니다.
남녀는 동시에 쓰러졌고, 남자는 영원히 입을 다물었으며, 여자는 중퇴에 빠졌습니다.
MBC뉴스 신용진입니다.
(신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