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앵커: 이인용,김은혜
홍콩 차 정체 심해도 끼어들기 없다. 차선준수는 습관[정태성]
입력 | 2000-02-07 수정 | 200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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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준수는 습관]
● 앵커: 우리는 대개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우리 교통 여건을 탓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홍콩의 경우를 보면 여건이 문제가 아니라 질서 의식이 문제인 걸 알 수 있습니다.
끼어들기 없는 홍콩을 정태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기자: 아침 출근시간, 좁은 땅 홍콩에도 어김없이 러시아워가 시작됩니다.
언뜻 봐선 서울의 강변도로와 별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차선이 점선에서 반 실선으로 바뀌고 있고 그 앞에서 차들이 방향을 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반 실선은 이내 두 줄 실선 즉 끼어들기 방지 선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막상 갈림길에 이르면 서울과 다른 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끼어들기가 없는 점은 홍콩의 어느 갈림길에서나 똑같습니다.
맨 갓 쪽 차선은 오른쪽으로 빠지려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로 늘어서 있습니다.
반면 왼쪽 두 차선은 텅 비어 있어서 성질 급한 운전자들을 유혹합니다.
그러나 끼어드는 차량은 출근 시간 내내 단 한 대도 없었습니다.
카메라 때문은 아닙니다.
카메라는 200m 이상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 때문도 아닙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경찰은 보이지 않습니다.
비밀은 차선, 끼여 들기를 막고 있는 숨은 장면은 바로 차선이었습니다.
● 인터뷰: 만약 저 끼어들기 금지선을 위반하다 적발되면 약 7만 원의 벌금에 벌점이 3점입니다.
● 기자: 이번엔 퇴근 시간, 혼잡은 피할 수 없지만 차선의 질서는 깨어지지 않습니다.
차선을 바꾸는 지점은 어김없이 점선이거나 반 실선입니다.
마치 지뢰를 피하듯 끼어들기 방지선을 피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단속이 무섭다기 보다는 그저 습관입니다.
만약 지키지 않는다면 중국 본토처럼 돼 버리겠죠.
● 기자: 점선과 실선, 단선과 복선, 그 복잡한 선들이 모여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MBC 뉴스 정태성입니다.
(정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