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박광온,최율미
로비,졸속공사 등으로 고속철도 사업 문제투성이[이효동]
입력 | 2000-05-13 수정 | 200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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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많은 고속철도 ]
● 앵커: 고속철도 사업은 이처럼 차량선정 로비의혹 뿐만이 아니라 설계가 끝나기도 전에 공사에 착공한 졸속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나라의 재정과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는 고속철도 사업 과정을 이효동 기자가 되짚어 봤습니다.
● 기자: 경부고속철도는 지난 89년 건설 방침이 결정된 뒤 92년 천안과 대전간 시험선 구간 착공으로 본격화됐습니다.
그러나 대전과 대구 도심구간을 당초 지하에 짓기로 했다 지상으로 바꿨고, 다시 지하로 하는 등 수시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결국 서울에서 대구만 고속철도를 놓고 대구에서 부산과, 대전-대구 도심구간은 기존선을 전철화 해 2004년에 우선 개통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또 경주를 경유하는 2단계 공사는 당초 목표보다 10여년 늦은 2010년에야 완공될 전망입니다.
차량선정보다 1년 이상 앞서 착공을 서두르는 바람에 시공에서 설계 변경, 재시공의 악순환을 거듭했기 때문입니다.
● 변근주 교수(연세대 토목공학과): 안전한 설계가 끝나기 전에 공사를 착수한 것이 문제였다, 이게 뭐 정치적인 것이됐던 뭐가 됐던간에…
● 기자: 대만의 경우 89년부터 10년 이상 준비하고, 4년 만에 공사를 끝낼 계획입니다.
3년의 준비에 10년 이상 공사를 하는 우리와 대조를 이룹니다.
공기가 길어지다보니 공사비도 당초 5조 8,000억 원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 최종적으로 22조 원이 넘게 들어가게 됐습니다.
또 개통이 돼도 고속철과 전철이 함께 운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울-부산을 당초 1시간 56분에 주파하겠다는 열차가 2시간 40분이 걸리는 중속철 신세가 될 전망입니다.
결국 고속철도는 졸속으로 출발해 끝없는 비리와 부실을 거치는 과정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습니다.
따라서 고속철도가 완공돼 제기능을 할 때까지 고속철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이효동입니다.
(이효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