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박광온,최율미

동독 여자 운동선수들 약물 부작용으로 남성화[손관승]

입력 | 2000-05-13   수정 | 200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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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된 여자선수 ]

● 앵커: 과거 동독의 여자 운동선수들은 근육도 우람하고 힘도 세서 마치 남자선수 같았습니다.

약물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 그 시절에도 다들 의심을 했지만 그 선수들이 약물 부작용으로 남성으로 변했다는 끔찍한 사실이 이제야 알려지고 있습니다.

손관승 기자입니다.

● 기자: 과거 동독은 올림픽에서 무려 570개의 메달을 따내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스포츠 강대국의 지위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서방세계가 감탄했던 그 비결을 알고 보니 인체에 해로운 약물을 선수들에게 주입한 도핑 덕분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약물은 아나볼리카라는 도핑제입니다.

● 디터 뵈닝 교수(자유베를린대):우선 여자들이 이 약물을 복용하면 남성으로 변한다.

털도 나고 후두가 자라 목소리도 남자처럼 굵직해진다.

● 기자: 수영에서 3개의 신기록을 수립했던 카린 코닉을 비롯한 동독의 여자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는 약물 부작용 때문에 성전환됐습니다.

주로 수영과 육상 선수들에게 이 같은 약물을 몰래 투여했던 동독의 체육 지도자 만프레드 에발트는 공산당 중앙위원에 오르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11살짜리 소녀 등 모두 142명에게 약물을 투여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나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습니다.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스포츠를 이용했던 동독 정권의 비도덕성은 통일된지 10년 만에 세상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MBC 뉴스 손관승입니다.

(손관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