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앵커: 박광온,최율미

주러시아 미국 대사관 착공 15년만에 완공[윤능호]

입력 | 2000-05-21   수정 | 200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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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청 따돌리기 15년 ]

● 앵커: 미국이 모스크바에 새 대사관 건물을 짓기 시작한 지 무려 15년 만에 이를 완공했습니다.

도청장치 때문입니다.

무슨 사연인지 모스크바 윤능호 특파원이 소개합니다.

● 기자: 지난 12일 모스크바 새 대사관 건물 입주식에 참석했던 미국인들은 너나 없이 특별한 감회에 젖었습니다.

착공에서 준공까지 무려 15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냉전 시절 KGB의 집요한 도청에 넌더리가 난 미국이 아예 새 대사관을 짓기로 한 것은 1985년, 하지만 신축 중이던 건물 벽이며 기둥에서 기상천외한 도청장치가 끊임없이 발견되자 결국 공사를 포기해 버렸습니다.

미-러 밀월 관계가 무르익던 1996년, 짓다 만 건물을 허물고 공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래와 자갈까지 모든 자재들을 미국에서 공수해 왔고 오로지 물만 러시아 것을 썼습니다.

인부들도 러시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 제임스 콜린스(주러 美대사): 지금까지의 건축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건물이었다.

● 기자: 공사비는 2억 6,000만 달러, 우리 돈 3,000억 원, 대사관 신축비로는 사상 최대 액수였습니다.

3년 전 착공에 들어가 지난 17일 준공식을 가진 영국 대사관 건물도 공사 도중 도청장치가 발견돼 한동안 공사가 중단됐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파트리샤 올렌(주러 영국대사관)거의 모든 자재를 영국에서 가져왔다.

도청문제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 기자: 모스크바 강변 미국과 영국의 새 대사관 건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치열한 첩보전의 산 증거입니다.

모스크바에서 MBC 뉴스 윤능호입니다.

(윤능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