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박광온,김은혜
씨랜드, 삼풍 참사 유가족 후유증에 시달려[여홍규]
입력 | 2000-06-29 수정 | 200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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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후유증이…]
● 앵커: 씨랜드 참사도 그렇지만 오늘로 5년이 된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희생자 유가족들도 아직까지 아픔을 잊지 못하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들의 아픔을 달래줄 만큼 더 안전해졌는가, 그리고 사회성원 모두가 그런 노력을 해 왔는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홍규 기자입니다.
● 생존자 박승현 17일 만에 구조(95년 삼풍사고현장): 20세의 여자, 현재 20세가량의 여자로…
의료진들의 애를 태웠습니다마는 박 양의 경우는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 기자: 붕괴된 백화점 잔해 속에서 무려 17일 동안 갇혀 있다 극적으로 구조된 마지막 생존자 박승현 씨.
사고현장을 처음으로 찾은 박 씨의 표정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5년 전의 일이라 고통스러운 기억을 잊을 때도 됐건만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등 에서 식은땀이 흐릅니다.
● 박승현: 그 안에서 언니가 어디를 다쳤는지 정말 아프다고 저한테 계속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전 또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 기자: 여기에다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왠지 모를 죄책감까지 겹쳐 정신과 치료마저 받아야 했습니다.
● 박승현: 저만 살아서 죄송하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앞에 못 나서겠더라고요.
● 기자: 오늘 열린 삼풍 사고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박 씨.
박 씨는 오열하는 유족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며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동영 씨는 오늘도 아들의 사진첩을 어루만졌습니다.
1년 전, 배낭을 짊어지고는 다녀오겠다며 씩씩하게 인사를 하고 씨랜드 수련원으로 나섰던 형민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형민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자책감에 지난1년 동안 대인기피증과 불면증에 시달려 왔습니다.
● 이동영(형민군 아버지): 왜 우리 집에, 우리 가정에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많은 가정 중에서.
그게 가장 원망스럽고요.
● 기자: 형민이 어머니도 극심한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습니다.
● 신현숙(형민군 어머니)잊으려고 노력도 안 하고 잊기도 싫고 그냥 어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 기자: 부패와 비리가 부른 대형 참사는 세월의 두께를 넘어 여전히 아물지 않는 아픈 상처로 남아 있습니다.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yhg@mbc.co.kr)
(여홍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