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 이인용,김은혜

남쪽 이산가족들 고려호텔에서 가족, 친척들 재회[이선재]

입력 | 2000-08-15   수정 | 200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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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된 상봉장]

● 앵커: 평양을 찾은 남쪽의 이산가족들은 오늘 저녁 5시부터 고려호텔에서 가족, 친척들과 만났습니다.

세월 속에 주름은 깊어졌지만 상봉의 감격은 반세기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평양 공동취재단의 이선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50년을 기다린 상봉의 순간, 깊게 패인 주름살, 희어진 머리, 몰라보게 변해 버린 가족, 친척의 모습을 가까스로 알아보는 순간 말보다 울음이 앞섭니다.

기나긴 분단의 세월 동안 그리던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살아서 만난 형제 자매가 너무나 고마울 뿐입니다.

● 한정숙 (71살), 자매상봉: 지금 만나신 분이 누구누구세요?

언니, 동생.

● 기자: 50년을 기다린 빛바랜 사진이 단절의 세월을 이어주듯 통곡속에서도 대화는 끊이지 않습니다.

● 장정희씨 상봉: 네 엄마랑 똑같다.

정말…

● 기자: 오늘 단체상봉은 남측 이산가족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 2층과 3층에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50년 동안 묻어 두었던 구구한 사연들이 이어지면서 예정됐던 만찬은 1시간 이상 늦춰져야 했습니다.

가족을 만나겠다는 일념은 남과 북이 똑같아서 북측 이산가족들은 3, 4일 전부터 형양 시내 양각도호텔에 머물면서 남측 이산가족들을 기다렸습니다.

두세기에 걸친 이산가족 문제를 안고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지역 한반도 15년만에 물꼬가 트인 이산가족 상봉이 다음달, 그 다음달의 상봉, 그리고 면회소 설치로 이어져 지난 세기 분단의 아픔이 말끔히 가셔질 수 있기를 이산가족들은 기대하고 있니다.

평양에서 공동취재단 이선재입니다.

(이선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