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 이인용,김은혜

북한 유명인사들 남한 가족 상봉하자 오열[문호철]

입력 | 2000-08-15   수정 | 2000-08-1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이산고통 사라졌다]

● 앵커: 북한의 최고 시인, 걸출한 국어학자, 이산가족 방문단에 포함된 북한의 유명인사들도 남한의 가족을 만나는 순간 끓어오르는 설움을 참지 못하고 오열을 터뜨렸습니다.

문호철 기자입니다.

● 기자: 서울을 찾아온 남동생 이돈씨의 얼굴을 보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북받침은 오열로 변했습니다.

● 이호선 (74): 이산가족 찾지도 않았어, 총을 맞아 가지고 죽은 줄 알고 알았단 말이야, 총을 맞았는데 어떻게 살았겠어?

● 기자: 이돈 씨가 자신을 찾지 않았다면 아무 것도 모른 채 생이별은 계속됐을 것입니다.

북한의 최고 시인 오영재 씨는 형제들과의 벅찬 만남이 진정되자 사진 속의 과거로 돌아갑니다.

● 오영재 시인 (64살, 50년 월북): 거기 벌레가 먹는다고 종이로 봉투를 만들어서 그걸 몇 십개 되는 배를 내가 이렇게 싸서…

● 기자: 50년의 회한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게 합니다.

북한의 걸출한 국어학자 류열 씨는 예순을 앞둔 딸에게 그 동안의 세월을 하나하나 풀어놓습니다.

● 류열 (82살, 51년 월북): 내가 건강관리만 잘 하면 90살은 문제가 없고, …

● 기자: 헤어졌던 부모에 대한 딸의 원망도 어느 새 스러져 버립니다.

올해 84살의 최고령자인 황의분 할머니.

● 황의분 (84, 51년 남편따라 월북): 나는 몰라, 그런 건, 단 그저 단 마디로 보고 싶었다,반갑다.

그게 다야…

● 기자: 비날론을 개발한 북한의 화학자 고 이승기 박사의 아내인 황 할머니는 올케가 꺼내놓은 오빠의 사진을 보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50년의 세월이 막아버린 천륜은 이제 오늘을 맞아 다시 뜨겁게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MBC 뉴스 문호철입니다.

(문호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