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앵커: 이인용,김은혜

탈북자, 비전향 장기수들도 가족 재회 기대[최영문]

입력 | 2000-08-15   수정 | 2000-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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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언젠가는]

● 앵커: 탈북자들도 북에 두고 온 가족 생각에 가슴 저미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비전향 장기수들은 북한에 송환될 날에 기대와 희망을 다시 한 번 품어보았습니다.

최영문 기자입니다.

● 기자: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지켜보면서 30여 년의 세월을 좁은 독방에서 보냈던 김석형 할아버지는 연신 고개만 끄떡입니다.

이제 얼마 후면 자신도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입니다.

● 김석형 (87살, 30년 수감생활): 인간이니까… 나도 이제 저렇게 자식놈 만나는데.

● 기자: 북에 돌아가 가족들에게 건네 줄 선물을 소중하게 포장해 놓은 할아버지의 마음은 이미 북의 가족들 곁에 있습니다.

살아서 만나는 가족들을 지켜보면서 올해 90살의 이종 할아버지는 이미 고인이 되었을 부인 생각에 슬픔을 감추지 못 합니다.

● 이종 (90살, 23년 수감생활): 무덤에나 찾아가서 봐야지…

● 기자: 지난 97년 두 아들과 함께 탈북한 장인숙 씨는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지켜 보면서 북에 남아 있는 둘째 아들 생각에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 장인숙 (59살, 97년 9월 탈북): 오래 살아야 이런 일도 있지.

100살난 할머니들도 90살난 할머니들도 있는데, 어떻게 하든지 오래살아서 아들을 만나야지…

● 기자: 작년에 탈북한 서순이 씨도 이북에서 항상 고향을 그리다 눈도 감지 못한 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 서순이 (34살, 99년 1월 탈북): 명절날이라든가 또는 설날이나 그런 날이면 남쪽 하늘을 바라보시면서 그렇게 고향을 그리워 하셨어요.

● 기자: 지난 50년 동안 쌓였던 이산의 한이 조금씩 허물어지는 날 이제 다시는 가족을 볼 수 없다고 체념했던 이들은 혹시 가족을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MBC 뉴스 최영문입니다.

(최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