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앵커: 박광온,최율미
[취재수첩]북한 국어학자에게 50년전 원고료 챙겨줘[박상후]
입력 | 2000-08-19 수정 | 200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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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잊을 수 있나요
● 앵커: 이산가족 상봉으로 모두가 울고 있을 때 북에서 온 국어학자에게 50년 전의 원고료를 챙겨줘서 잔잔하고 마음 따뜻한 화제의 꽃을 피운 사람이 있습니다.
90 평생을 고서수집과 서작 연구에 바친 인사동 통문건 주인 이겸로 옹이 그 주인공입니다.
박상후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남쪽의 가족 말고도 북한의 국어학자 류 렬 교수를 반 세기 동안 기다려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해방 이전부터 출판사와 고서점을 운영해 올해 91살의 이겸로 옹.
그는 55년 전, 자신의 출판사에 원고만 넘기고 소식이 끊긴 이씨를 사흘 전 롯데민속관에 찾아가 책과 작은 사례라며 50만 원을 건넸습니다.
● 이겸로 옹 (고서점 통문관 주임): 기억을 못하는 것 같아 명함을 건네자 그제서야 알아봐.
● 기자: 당시 유 교수가 이 옹에게 책으로 내 달라고 맡긴 것은 <농가월령가>의 한글해설판.
언젠가는 저자에게 건네주기 위해 소중하게 보관해 왔습니다.
● 이겸로 옹 (고서점 통문관 주임): 다만 얼마라도 신세를 갚아야 한다는 생각…
● 기자: 스스로를 책방 주인이라고 낮추는 이겸로 옹.
그는 훌륭한 애서가이며 서지 학자입니다.
전쟁의 와중에서도 한강을 넘나들며 책을 모았고 사라질 뻔한 고문서들과 옛지도를 손질해 살려냈습니다.
● 이겸로 옹 (고서점 통문관 주임): 책을 보면 정신이 통일되고 잡념이 안 생겨…
● 기자: 90 평생을 오직 책에 바친 이겸로 옹, 그는 젊었을 때 돌봐준 책들이 이제는 자신의 노년을 돌봐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MBC 뉴스 박상후입니다.
(박상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