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앵커: 박광온,최율미

목포 세발낙지 등 단타거래로 주가지수 선물시장 교란[이언주]

입력 | 2000-08-26   수정 | 200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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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판 '목포 세발낙지']

● 앵커: 홍콩 물고기와 울산 문어, 목포 세발낙지, 그리고 압구정 미꾸라지, 주가지수 선물시장을 뒤흔드는 큰손들의 별명입니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만의 단타거래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는 이들을 이언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25일 오전 9시 21분,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250억 원어치를 팔겠다는 주문이 나왔습니다.

놀란 투자자들이 잇따라 팔자 주문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떨어졌습니다.

이 투자자는 판 물량만큼을 떨어진 값에 다시 사들였습니다.

5,000만 원 정도의 차익이 생겼습니다.

9시 반에도 한 개인 투자자가 350억 원어치를 팔았다가 잠시뒤에 사는 방법으로 5분 만에 1억 원을 남겼습니다.

● 봉원길 (선물시장 전문가): 선물시장에서의 매매 보유시간은 불과 10분이 안되는 경우가 많이 있구요.

아무리 길어도 1시간 이상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 기자: 이처럼 채 10분도 안돼 거액의 차액을 챙기며 주가를 주무르는 큰손은 불과 서너 명,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말 나타난 외국인 투자자인 홍콩 물고기입니다.

올 여름부터는 국내에서도 큰손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 물고기가 송어라는 이름을 사용한 뒤 울산 문어와 목포 세발낙지, 압구정 미꾸라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증권회사에서 일하다 퇴직한 사람들로 추정되는 이들은 최고 5,000억 원까지 수시로 사고 팔면서 시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하루 거래대금이 전체 선물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 자금력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의 경우는 프로그램 매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매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 기자: 최근에는 주식 현물시장까지 불안한 선물시장을 따라 움직이면서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이같은 약세장이 이어진다면 초단타 매매와 선물의 투기적 거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이언주입니다.

(이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