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앵커: 권재홍,김주하

산동네 12년째 얼굴 없는 쌀 온정[이태원]

입력 | 2000-12-22   수정 | 200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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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네 12년째 얼굴 없는 쌀 온정]

● 앵커: 산동네에 산타클로스가 나타났습니다.

쌀 수백포대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름과 얼굴을 숨기고 벌써 12년째 사랑의 쌀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기자입니다.

● 기자: 폐결핵 환자 200여 명이 다닥다닥 붙어 사는 산동네에 올해도 어김없이 쌀포대가 수북이 쌓였습니다.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쌀은 자그마치 20kg짜리 600포대로 무려 2,700만 원어치.

작년과 재작년 12월 초에도 비슷한 양의 쌀을 받았던 가난한 주민들은 올해는 올때가 지났다며 기대를 접었던터라 예년보다 20일쯤 늦게 찾아온 쌀이 더욱 반갑습니다.

● 인터뷰: 작년에 비해서는 좀 늦었죠.

● 인터뷰: 예, 그래서 금년에는 없는 줄 알았어죠.

쌀 걱정을 하고 있었어요.

● 기자: 산동네 비탈 골목을 누비며 쌀을 나르는 배달원만도 20명.

처음에는 아르바이트 하러 왔을 뿐이라고 말하던 이들은 자꾸 캐묻자 드러나지 않는 독지가의 정체에 대해 살짝 귀띔했습니다.

● 최호중 (독지가 회사 직원): 12년째 계속 해 오고 있는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밝히기를 싫어하시고 그리고 저희 사원들도 굉장히 사장님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6개 계열회사를 가지고 있는 사장님이라고…

● 기자: 하지만 이들은 사장의 엄명이라며 한사코 정체를 밝히기를 거부했습니다.

MBC뉴스 이태원입니다.

(이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