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종북이라고 비난했던, 아나운서 출신 보수 인사 고 정미홍 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정 씨가 지난해 고인이 된 상황이어서 배상금은 상속인이 내게 됐습니다.
손령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3년 1월, 고 정미홍 씨가 SNS에 올린 글입니다.
성남시장과 노원구청장 등 지자체장들을 종북으로 규정하고 퇴출시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서울 노원구청장이었던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생명이 위협받을 정도로 사회적 평가를 크게 침해당했다″며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SNS에 함께 언급됐던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형사 사건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고, 지난 4월 이재명 경기지사를 종북이라고 표현했던 극우성향 논객 변희재 씨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번 민사 재판에서의 대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됐습니다.
1심과 2심에서는 ″북한 추종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될 수 있는 실정을 고려하면 종북 인사로 지목됐을 때 사회적 평판이 손상될 것이 명백하다″며 정 씨가 8백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습니다.
대법원도 ″여론에 영향력을 가진 정 씨가 근거에 대한 설명 없이 지자체장들을 ′종북인사′로 규정한 것은 단순한 의견표명이 아닌, 명예훼손이라는 원심의 판단을 인정했습니다.
종북이라는 표현에 대해 형사와 민사, 근거 제시 유무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 겁니다.
정미홍 씨가 지난 7월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배상책임은 정 씨의 상속인이 지게 됐습니다.
김성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막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는 교훈적 판결″이라며 ″8백만 원은 유사한 일로 고통받는 사람이나 단체에 쓰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