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원

신입생 '뚝'…'학생'보다 '선생님'이 더 많아요

입력 | 2019-12-22 20:27   수정 | 2019-12-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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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출생률 감소로 학생들이 줄면서,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는데요.

심지어 학생보다, 선생님이 더 많은 학교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생 수가 적다고, 학교 문을 바로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요.

조희원 기자가 그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여수에서 배를 타고 20분, 차로 20분을 더 달려 도착한 한 초등학교.

전교생은 단 세 명 뿐입니다.

그나마 6학년생이 졸업하고 나면 내년부턴 2명만 남게 됩니다.

이 학교에 신입생이 끊긴 지 벌써 3년째.

교직원은 8명으로, 학생보다 선생님이 더 많습니다.

[손진숙/여안초등학교 교사]
″시내 학교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이 많아서 모둠 활동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너무 혼자다 보니까 그런 것들을 좀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것이 가장 안타까운 점이에요.″

사정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

인구가 적고 생활 여건이 불편한 도서·벽지 초등학교들은 신입생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전남 지역 초등학교 429곳 중 전교생이 예순명이 안 되는 ′작은 학교′는 열 곳 중 네 곳.

전교생이 한 자릿수인 학교도 49곳이나 됩니다.

학생보다 교직원이 더 많은 실정인데도, 최근 5년 동안 문을 닫은 초등학교는 분교를 포함해 15곳 뿐입니다.

폐교를 하면 기존 학생들이 너무 먼 곳으로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다, 주민들이 낙후지역처럼 보일까봐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박희자/전남 여수시 남면]
″이게 모든 금융기관도 없어졌어요. 근데 학교마저 없어지면 쓸쓸하고 외롭고…″

[이경심/전남 여수시 남면]
″학생은 얼마 안되어도 문 닫아 버리면 아무래도 지장 있다고 보지요.″

초등교사 임용시험 응시자도 전남의 경우 5년째 정원 미달을 기록하는 등, 선생님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학생 수를 늘릴 뾰족한 대책은 없고, 그렇다고 학교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교육 당국의 고민만 깊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희원입니다.

(영상취재 : 송정혁 / 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