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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36년 지기 명품 배우가 말하는 '나이듦'이란?
입력 | 2019-12-22 20:31 수정 | 2019-12-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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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표정과 눈빛만으로도 화면을 장악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죠.
최민식, 한석규 씨가, 영화 쉬리 이후 20년 만에 스크린에 함께 복귀했습니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네 번째인데요.
김미희 기자가 이들을 만났습니다.
◀ 리포트 ▶
[영화 ′천문′]
″자네는 조선의 시간을 만들고, 조선의 하늘을 열었네.″
20년 만의 재회입니다.
[영화 ′천문′]
″신분이 무슨 상관이냐. 이렇게 같은 하늘을 보면서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영화 속 세종과 장영실처럼 두 사람도 같은 곳을 보며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최민식, 한석규.
[한석규/배우]
″이야. (카메라) 4대가 떴네요.″
두 사람은 36년 지기입니다.
[한석규/배우]
″제가 83학번인데요. 형님은 82학번이고… 1학년 때 형님이 저한테 ′야, 영화 보러가자′ 그래서 둘이 영화를 보러 갔어요. ′아, 이 형님이 날 좋아했구나. 예뻐했구나.′″
[최민식/배우]
″엄청 좋아했지.″
그동안 두 사람이 함께 한 작품은 3편.
그중 인생작을 물어봤습니다.
[최민식/배우]
″저는 춘섭이에요. ′서울의 달′.″
[한석규/배우]
″저는 (′서울의 달′) 홍식이죠. 주저없이 꼽습니다.″
[드라마 ′서울의 달′]
″야 춘섭아! 여기야!″
(홍식아!)
[최민식/배우]
″그 내용이 좋았어요 저는. 우리의 그 때 삶의 모습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한석규/배우]
″진솔하게 담았었죠.″
[최민식/배우]
″진짜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 ′넘버3′]
″도강파 넘버 3더만.″
(넘버 2요.)
삼류의 미학을 보여준 ′넘버3′.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쉬리′는 우리 영화사의 전설들입니다.
[최민식/배우]
″(당시) 다양한 장르에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감독들이 막 쏟아져 나왔잖아요. 소위 말해서 한국 영화 르네상스라고 말하잖아요. 그 신호탄이 됐던 게 ′쉬리′인데…″
그후로 20년.
연기 장인들의 호흡은 더 깊어졌습니다.
″컷입니다.″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는 이들에게 감독은 배역 선택조차 맡겼습니다.
[최민식/배우]
″서로 너 뭐하고 싶냐?″
[한석규/배우]
″저는 형님을… 그러다 결국 결론 못내가지고…″
[최민식/배우]
″저는 뭘해도 석규랑 하는게 좋았어요.″
연기에 대한 고민도, 욕심도 더 커졌습니다.
[최민식/배우]
″(한석규는) 정말 진지해요. 영화는 왜 하는가 연기는 왜 하는가. 우리 작업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 (′천문′ 촬영장에서) 신구 선생님을 인터뷰하고 있더라고요. ′야 이놈아. 왜 이렇게 자꾸 물어봐 이놈아, 귀찮게…′ 그러면서 또 다 이야기해주세요.″
[최민식/배우]
″골치아픈 직업이야. 골치아픈…″
[한석규/배우]
″해볼 만한 직업입니다. 형님.″
차곡차곡 쌓아올린 연륜과 우정은 영화 속 묵직한 울림으로 전해집니다.
[한석규/배우]
″우리 연기자라는 직업이 좋은 점은 늙기를 기다리는 거예요. 제가 60대, 70대, 80대…″
[최민식/배우]
″아우, 난 안 기다리고 싶은데…″
[한석규/배우]
″난 기다릴래요. 그렇게라도 스스로에게 의미 부여를 하는 거예요.″
[최민식/배우]
″나이를 먹으면 덜어내야 하는데 욕심이 더 많아지네. 작품 욕심이…″
MBC뉴스 김미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