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희

남동생 저격한 조현아…한진家 '남매의 난' 발발

입력 | 2019-12-23 19:52   수정 | 2019-12-23 20:00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장남인 조원태 회장 체제로 경영이 안정화 되는가 싶던 한진그룹이, 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이 독단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요.

우애를 강조했던 아버지의 유언과는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안팎의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남겼다는 유언은 가족끼리 화합하란 것이었습니다.

[조원태/한진그룹 회장(지난 4월 12일)]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하고 결국,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됐습니다.

한진 일가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동생인 ″조원태 회장이 공동 경영이라는 유훈과 달리 그룹을 운영해 왔고,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예고 없이 내놨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특히 자신의 경영 복귀에 대해, ″어떤 합의도 없었음에도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회장이 누나 ′조 전 부사장의 복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내년 3월 주총을 앞두고 곧 주주명부가 확정되는 만큼 표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경고로 읽힙니다.

대한항공의 모회사 한진칼에서 조씨 일가 지분은 29%에 육박하지만, 삼 남매가 각각 6%대, 이명희 고문은 5%대에 불과합니다.

행동주의 펀드 KCGI는 지분율을 17.29%까지 끌어올렸고, 델타항공은 10%, 반도건설 측도 6.28%에 달하는 상황이라, 가족들이 갈라서면 경영권 확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고운/한국투자증권 수석 연구원]
″(최악의 경우) 과거 아버지를 믿고 있던 우호지분이 이탈할 수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양쪽 모두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조 전 부사장의 공격에 한진그룹은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경영권을 놓고 지분확보 경쟁이 벌어질 거란 기대에 오늘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땅콩 회항′과 ′물컵 값질′ 등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남매들이 이번엔 물려받은 6% 남짓의 지분을 갖고 경영권을 다투는 상황.

명예퇴직까지 시작된 대한항공의 경영악화와는 동떨어진 남매간의 싸움에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

(영상편집 :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