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광수

"상사 폭언 숨 막힐 것 같아"…공무원 꿈까지 접어

입력 | 2020-03-23 20:31   수정 | 2020-03-23 20:3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전남 여수 시청의 한 팀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욕을 하고 술자리를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괴롭힘을 참다 못한 직원 한명은 사표까지 냈는데, 해당 팀장은 징계도 없이 다른 팀으로 발령이 났습니다.

박광수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여수시청 신입직원 5명이 상사인 팀장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제출한 경위섭니다.

팀장이 여직원을 술자리로 불러내 만취하도록 술을 먹인 것을 항의하자 욕설을 쏟아냈고,

″신입이 무슨 휴가냐″는 발언도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주말에 전화로 출근을 명령하면서 ″아직도 안씻고 뭐하냐?″며 다그치고,

남자직원에게 ″남자 맞냐?″ ″중성 아니냐?″는 성희롱적 발언도 했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신입직원들은 경위서에 이런 상황들을 설명하며 과도한 스트레스속에 우울감과 두려움으로 숨이 막힐 것 같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한 직원들은 신입 직원 5명을 포함해 12명입니다.

이들 중 한명은 ″이런 조직에서 앞으로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며 지난달 사표를 냈습니다.

해당 팀장은 당사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다면서 자신의 표현이 일부 거칠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달초, 공무원노조를 통해 진정서를 접수한 감사 담당관실은 징계위원회도 열지 않고 해당 팀장에게 서면 경고한 뒤 다른 곳으로 인사 발령을 냈습니다.

[여수시청 감사담당자]
<인사위원회에 의한 징계가 아니라 그냥 서면 경고 조치인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징계가 아닌 거네요?> ″그렇습니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최근 열린 간부회의에서 ′갑질 의혹′이 보도된 경위에 대해 집중 문책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무원노조는 여수시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한편 국가인권위에도 고충민원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박광수입니다.

(영상취재: 최유진/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