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성현

일자리 잃자 수입도 '0'…"경제방역 그물망은 어디에"

입력 | 2020-05-07 19:45   수정 | 2020-05-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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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코로나19가 일자리를 앗아 가고 생계를 위협하자 경제 활동의 방역 대책처럼 ′전국민 고용 보험′이 화두로 등장했습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처음 언급하자 여당의 원내 대표, 기재부 차관이 화답하듯 공감했습니다.

당정청이 속도감 있게 뜻을 같이한 이 ′전 국민 고용보험′.

먼저, 코로나19로 위협받는 생계를 지켜내기 위한, 우리 이웃의 절박한 노동 현장부터 김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전 11시, 집을 나선 대입 학원 강사 이필기 씨가 갑자기 뛰기 시작합니다.

[이필기]
″한 15분에서 20분 걸립니다. 네, 네. 최대한 빨리 가겠습니다.″

도착한 곳은 학원이 아닌 차량 정비소.

차에 올라타 곧장 어딘가로 향합니다.

수리가 끝난 차는 차 주인에게, 중고차는 매매시장에 옮겨주는 탁송기사 일을 시작한 겁니다.

학원 강사 일은 코로나19 여파로 끊겼습니다.

″퇴직금이나 이런 건 전혀 없고 굉장히 위협적이었죠. 사람이라는 게 먹고 살아야 하는데 기본 생활을 못 하는 상황으로 가니까 죽음까지도 갈 수 있구나…″

낯선 일을 하느라 얼굴은 시커멓게 탔고,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 점심은 미숫가루 물로 때웁니다.

탁송 주문이 더 없는지 눈은 연신 추가 호출을 기다리고 있지만 번번이 놓치기 일쑤.

″나갔네? 없네? 콜이 나가버렸네. 좋다고 생각하는 건 누구든지 마음이 똑같나 봐요.″

언젠가 다시 강사일을 할 수 있을까?

″(학원 강사) 뽑을 수 있는 상황 되면 연락을 좀 해줄 수 있나요? ′앞으로 뽑을 계획도 지금 상태에서는 없다?′ 네, 알겠습니다.″

해가 저문 7시, 겨우 밥 다운 밥을 먹은 뒤 이번엔 대리운전입니다.

하지만 모임과 회식이 급격히 줄어 하루 손님 1명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음날 새벽 2시, ′투잡 쓰리잡′의 하루가 겨우 끝났지만, 수중에는 세 딸들이 좋아할 간식 하나 사들고 들어갈 돈도 남지 않았습니다.

″아빠도 코로나 때문에 수입이 줄어서…좀 좋아지면 맛있는 거 또 사줄게. 뭐 먹을지 잘 생각해놔. 끊어. 또 통화해.″

이 씨처럼 일이 끊어지는 순간 수입이 ′제로′, 절박하게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 이른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은 전국에 250만 명.

지난 3월 한 달에만 9만3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고용보험은 먼 얘기, 퇴직금은 물론 실업급여도 한 푼 못 받았습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영상취재: 김동세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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