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하늘

잠자다 붙잡힌 폭행범…경찰서에서도 '횡설수설'

입력 | 2020-06-03 20:22   수정 | 2020-06-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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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평일 대낮에 서울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갑자기 때린 남성이 경찰에 검거 됐습니다.

폭행의 앞 뒤 과정을 봐도 제 정신 맞나 싶은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집에서 검거될 땐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 가도 몰랐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평일 대낮 서울역 앞,

버스에서 내린 한 남성이 갑자기 길 가는 여성을 들이받습니다.

여성의 항의에 주춤하더니, 이번에는 지하철역 안에서 마주 오는 남성을 강하게 부딪칩니다.

지난달 26일 서울역에서 모르는 여성을 묻지마 폭행한 30대 이 모 씨의 범행 직전 모습입니다.

이 씨는 에스컬레이터를 내린 직후 앞서 가던 피해자의 어깨를 밀쳤고, 피해자가 항의하자 주먹으로 얼굴을 강하게 때렸습니다.

광대뼈가 함몰된 여성은 수술을 받고 입원 중입니다.

[피해자 가족]
″뼈 수술이다 보니까, 지금 통증이 심해서 말도 잘 못 하고요. 정말 대낮에 모르는 남자한테 갑자기 맞은 거라, 정신적인 게 너무 커서 잠을 잘 못 자고 계속 울고…″

피의자 이모씨는 피해 여성의 얼굴을 가격한 뒤 이 출구로 나와 빠르게 도망쳤습니다.

이 때부터 이 씨는 거리를 빠르게 뛰어다니며 사건 현장에서 멀어졌습니다.

범행 현장 CCTV가 없어 검거에 어려움을 겪었던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1주일만인 어젯밤 이 씨를 자택에서 붙잡았습니다.

[이 모 씨/′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의자]
″계획을 하지는 않았어요. 옆에서 욕을 하고 지나가서, 욕을 들어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MBC 취재 결과, 긴급체포 당시 경찰은 이 씨가 집에 있는 걸 확인했지만, 인기척이 없어 현관문을 강제로 부수고 들어갔습니다.

누워있던 이 씨는 경찰이 깨워서야 일어났고, 어눌한 말투로 범행을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당시 이 씨가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던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한홍/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 수사과장]
″계속 말을 안 하고, 자꾸 졸리다는 얘기만 하고… 정상은 아니잖아요.″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이지호 / 영상편집: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