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여홍규

"탄핵 추진 때 가만 있더니 왜?"…워싱턴도 '싸늘'

입력 | 2020-06-22 19:52   수정 | 2020-06-22 21:1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그의 책 내용을 봤을 때 외교 비사를 공개하고 그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극적인 내용으로 한 권이라도 더 팔아 보려고 쓴 건지, 미국 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워싱턴 여홍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7월, 볼턴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위해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그는 이번 회고록에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50억 달러, 일본에서 80억 달러를 받아내는 방법은 모든 미군을 철수한다고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방위비 협상에서 미군 철수 카드를 적극 활용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얘기입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요구하기에 좋은 기회″라며 ″덕분에 50억 달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볼턴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도발을 놓고 안전보단 돈벌이 기회로 여겼다는 얘깁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땐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군함이 북한 영해로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한테 전화하라′고 답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핵심 요구사항인 안전보장 문제를 농담으로 받아넘겼다는 겁니다.

회고록은 워싱턴 정가도 뒤흔들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위해 농산물 수입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내친 김에 볼턴은 언론 인터뷰들을 자청하며 사실상 트럼프 낙선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볼턴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 당시엔 침묵을 지키다가 이제서야 폭로에 나선 건, 책 파는 게 목적 아니냐는 겁니다.

[짐 스퀴토/CNN 기자]
″그는 왜 몇 달 전 이 나라가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탄핵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을 때 나서지 않았을까요?″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볼턴이 미국의 국가안보측면에서 심각한 행위를 했다며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의 속내는 좀 복잡해 보입니다.

한편으론 애국보다 인세를 택했다고 비판하면서도, 지금이라도 그를 내세워 트럼프를 공격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여홍규입니다.

(영상취재: 임상기(워싱턴) / 영상편집: 위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