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연섭

'백기투항' 굴욕 감수한 윤석열…다음 행보는?

입력 | 2020-07-09 20:42   수정 | 2020-07-0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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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검찰 총장이 결국 추미애 법무 장관의 ′수사 지휘′를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채널A 기자의 ′강요 미수 사건′ 수사를 서울 중앙 지검 현 수사팀에 맡기고 자신은 결과만 보고받게 된 겁니다.

어제 저녁엔 별도의 ′특별 수사 본부′를 구성 하자고 했다가 추 장관이 받지 않자, 오늘 아침에 다시 입장을 바꿨는데요.

하지만 ″총장의 지휘권은 이미 박탈 당했고, 결과적으로 중앙 지검이 자체 수사를 하게 됐다″면서, 윤 총장이 장관의 지휘를 적극 수용한 건 아니라는 뒤끝을 남겼습니다.

추 장관은 ″만시지탄, 늦었지만 공정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백기투항′을 할 수밖에 없었던 윤석열 총장,

왜 일주일이나 침묵을 지켰던 건지, 또 앞으로 어떤 행보에 나설지 강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추미애 장관이 최후통첩으로 못박은 시한을 1시간쯤 앞둔 오늘 오전 9시.

대검찰청은 추 장관의 수사 지휘를 모두 받아들인다는 뜻의 입장을 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윤 총장은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시절에도 직무배제를 당해,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부당한 직무배제를 당했다는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겁니다.

장관의 지휘를 순순히 수용한 건 아니라는 최소한의 명분, 당장 윤 총장의 다음 수순에 ′사퇴 카드′는 없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김경수 변호사/전 대구고검장]
″(정권으로부터) 신뢰할 수 없다는 사인이 왔을 때 보통은 사퇴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그러나 윤 총장은 그런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거부해왔거든요.″

하지만 앞날은 가시밭길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검사장회의를 소집하고, 원로들의 자문까지 구하며 일주일을 버틴 침묵 시위의 대가는 사실상 빈 손이었습니다.

추 장관이 예고한 이번달 검찰 인사의 폭과 성격에 따라, 입지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고도 자리를 지킨 첫 검찰총장이란 불명예는 이미 피할 수 없는 멍에이기도 합니다.

공교롭게도 추 장관의 수사지휘 이틀 전, 윤 총장은 한 차기 대권 후보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총장 임기의 반환점에 선 그의 앞날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뒤섞이는 이유입니다.

측근 검사장의 연루 의혹에 부딪혀 ′백기 투항′의 굴욕까지 감수한 윤석열 총장, 앞으로의 행보에 더 관심이 높아집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박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