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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익
'남는 게 없는' 대리기사…그들의 '노조할 권리'
입력 | 2020-07-25 20:24 수정 | 2020-07-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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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가 금요일이었죠.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아마 여름의 불금밤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을텐데요.
요즘은 모임이 줄어서 대리운전 기사들이 그야말로 남는 게 없다고 합니다.
최근 대리기사들에게도 노조가 허용됐는데 좀 달라지는 게 있을까요?
조영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폭우에 거센 바람이 몰아치는 서울의 거리, 김종호 씨는 몸이 젖는 것보다 악천후에 대리를 부르는 손님이 끊어질까 더 걱정입니다.
″어휴 장난 아니네.″
코로나 19 이후엔 기사들 대기장소마저 철거돼 비를 피할 곳도 변변치 않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호출을 받고 벌이를 채워 빨리 귀가하는 게 오늘의 목표.
[김종호/대리운전기사]
″아무래도 이렇게 날밤 새는게 어렵죠. 체력이 안되니까.″
노심초사 기다리던 호출,
″네,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대리기사입니다.″
서울 청계천에서 송파구 방이동까지 가 달라는 손님, 무사히 도착하면 1만 8천 원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중 3천6백 원은 수수료로 업체의 몫, 보험료와 관리비, 오고가는 교통비까지 떼면 남는 건 1만 1천 4백 원 정돕니다.
하룻밤 6, 7번은 호출을 받아야 집에 돌아갈 교통비를 빼고 겨우 최저임금이라도 맞출 수 있는 겁니다.
[이창배/대리운전기사]
″200만원 정도를 찍어서 그 중에서 한 170만 원 정도를 수익으로…″
건설일용직의 경우, 소개비로 임금의 10% 이상 떼선 안 된다는 직업안정법은 대리기사들에겐 먼 얘기, 한 업체가 아니라 여러 업체의 일을 하므로 해당 사항이 없다는 법 해석 때문입니다.
캄캄한 새벽 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도 산재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것 또한 이런 ′특수고용직′이란 굴레 때문이었습니다.
[이창배/대리운전기사]
″이 직업이라는 것이 미래가 굉장히 불안하고, 내가 생계를 이 직업으로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불안감…″
대리운전기사도 노동 3권을 인정해달라는 8년의 싸움 끝에 최근 정부는 이들에게 노조 설립필증을 내줬습니다.
[김주환/대리운전노조 위원장]
″노조 활동을 통해서 일단 생존권이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최소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요.″
노조는 합법화 이후 첫 목표로 기사들에 대한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전면적용을 내걸었습니다.
MBC뉴스 조영익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영상편집: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