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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욱
'20년 만의 폭우'에 물바다…보트 타고 '필사의 탈출'
입력 | 2020-07-30 19:55 수정 | 2020-07-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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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승용차든 트럭이든 모두 물에 잠겼고 물 위로 항아리가 둥둥 떠 있습니다.
그 사이로 구조 대원들이 어린 아이를 간이 보트에 태워서 탈출시킵니다.
오늘 오전, 대전의 어느 아파트 풍경입니다.
위에서 보면 아파트 전체가 물에 잠겨 있습니다.
지난주 부산에 이어 오늘은 대전이 이렇게 빗물에 잠겼습니다.
백여 명의 이재민, 또 사망자도 발생했습니다.
먼저, 긴박했던 구조 순간을 김태욱 기자가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늘 새벽 6시 무렵.
장대비 속에 2백 가구가 모여사는 대전 서구 정림동의 한 아파트에 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화단과 차가 잠기고 물이 불어오르면서 대피 안내방송 속에 주민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집니다.
″어떡하지, 이거.″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이미 물은 아파트 1층 높이까지 차오른 상태,
집중호우에 아파트 입구가 모두 물에 잠기면서 소방대원들이 긴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세간살이가 둥둥 떠다니고 차량 지붕만 어렴풋이 보여 이미 걸어서 접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구조보트까지 동원됐습니다.
노를 저어 구조보트를 대면 2층에서 뛰어내리는 필사의 탈출이 이어졌습니다.
[박지서/아파트 주민]
″2층으로 대피해가지고 보트 타고 내려왔어요.″
(집이 어떤 상황이에요?)
″지금 물건 다 둥둥 떠다니고. (물이) 무릎까지 왔는데…″
분초를 다투는 상황 속에 수상용 썰매까지 동원됐고 수십미터를 노를 저어 빠져나오는 생사를 오가는 탈출이 한나절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141명이 고립된 아파트에서 구조됐지만, 1층 현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50대 주민은 끝내 숨졌습니다.
소방당국은 주변 아파트에 비해 저지대에 자리잡은 이 아파트에 빗물이 모여들면서 삽시간에 물이 불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모여든 빗물이 인근 하천 수위가 상승하면서 배수로를 통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다시 역류하면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진호/대전 A 아파트 관리소장]
″하천 물이 범람하면서 배수로 높이와 일치가 되다 보니까 이 (아파트에서) 나올 물이 막혀버린 거죠.″
이 아파트는 35년 전에 지어진 뒤 개발업체 측이 준공 검사를 받지 않고 잠적하면서 소유권이 이전된 이른바 ′무허가 아파트′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김태욱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