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현승

日 '감염 방지' 업소서 집단 감염…아무나 받는 '인증'

입력 | 2020-08-14 20:27   수정 | 2020-08-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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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금 보시는 이 스티커, ″방역을 철처하게 잘 하고 있다″ 이런 인증으로 일본 도쿄도에서 발급해 주는 스티컵니다.

그런데 정작, 이 스티커가 붙어 있는 한 술집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 했는데요.

정확한 심사도 없이 누구나 발급을 받을 수 있어서 저희 취재진도 이렇게 쉽게 스티커를 받았습니다.

도쿄 고현승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음식점은 물론 술집이나 운동시설 입구마다 무지개가 그려진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지난 6월부터 도쿄도가 발급한 ′감염방지 철저선언′ 스티커로 거리두기와 소독 등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하는 업소라는 인증서입니다.

도쿄도는 이 스티커를 붙인 업소를 안심하고 이용해달라며 연예인까지 동원해 홍보에 나섰습니다.

도지사는 기자회견에 무지개 티셔츠를 입고 나와 스티커 발급을 장려했습니다.

[코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지난달 17일)]
″무지개 마크를 붙여주세요. 도쿄를 안심의 무지개 스티커로 가득 채우겠습니다.″

지금까지 17만 5천개 업소가 방역 인증 스티커를 발급받았습니다.

[이용 손님]
″스티커 붙인 가게가 좀 더 안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스티커를 붙인 한 주점에서 지난 11일 집단 감염이 발생했습니다.

[후지TV 뉴스(어제)]
″도쿄 에도가와구의 필리핀 주점에서 종업원과 손님을 합해 8명의 집단감염이 확인됐습니다.″

이 주점 종업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접객하는 것이 싫다는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술집은 휴업에 들어갔고, 도쿄도는 업소에서 스티커를 제거했지만 시민들은 더 이상 못 믿겠단 반응입니다.

[시민]
″솔직히 어디까지 믿을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도쿄도 홈페이지에 들어가 스티커를 발급받아 보겠습니다.

사업자명과 주소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손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16개 항목에 클릭하고 나면, 이렇게 MBC NEWS 이름으로도 무지개 스티커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방역 인증서라면서 방역 준수 여부에 대한 사전 심사는 물론 사후 검증도 없는 겁니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도쿄도에선 오늘 추가로 38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 이장식 김진호(도쿄) 영상편집 : 김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