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동훈

[바로간다] 거리두기도 사립은 예외?…사실상 전교생 등교

입력 | 2020-09-02 20:01   수정 | 2020-09-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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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간다 사회정책팀 정동훈 기잡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학교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수도권 초, 중, 고등학교는 물론 학원들까지 등교, 등원을 중단하고 집단감염이 가라앉길 숨죽여 지켜보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나몰라라 하면서 매일 아침, 수백 명 아이들을 등교시키고 있는 초등학교가 서울 한가운데 있다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현장으로 바로 가 보겠습니다.

오늘 아침, 서울의 한 초등학교 앞입니다.

노란색 버스가 줄을 지어 학교로 들어갑니다.

차가 멈추자 수십 명씩 아이들이 내립니다.

후문으로 가 봤습니다.

이 곳엔 아이들을 태우고 온 승용차가 줄을 잇습니다.

걸어서 오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학부모 A]
(코로나 때문에 등교시키면 불안하거나 이런 건 없으신지요?)
″아, 네. 지금 바빠가지고…″

[학부모 B]
″출근을 해야되니까 긴급돌봄 어쩔 수 없이… (학교에서) 방역이나 이런 걸 신경쓰시니까…″

현재 수도권 학교들은 코로나 여파로 등교수업이 중지돼 있는 상황.

그런데 대체 몇 명이나 등교하고 있는 걸까.

교육청에 보고된 이 학교의 그제 등교 인원은 4백여 명입니다.

전교생이 649명이니까 줄잡아 학생들의 3분의 2 정도가 학교에 나오고 있는 겁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학교 측은 등교 학생들을 ′긴급돌봄′ 인원으로 신고했습니다.

도저히 가정에서 돌볼 수 없는 형편인 아이들만 학교에서 책임지라고 있는 제도를 역이용해 거의 전교생을 꼼수로 등교시키고 있는 겁니다.

[A사립초 관계자]
″불가피하게 (학생들을) 받고는 있지만 저희도 뭐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입장이고 철저하게 매일 (방역에) 노심초사하면서 잘 하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꼼수 등교′는 처음이 아닙니다.

′3분의 1′ 등교 지침이 내려져있던 지난 7월엔 3분의 1은 정상 등교, 나머지 3분의 2 학생들은 역시 ′긴급 돌봄′을 신청해 전원을 등교시켰습니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 가운데 맞벌이 비중이 높고 긴급돌봄 신청자가 많아 할수 없었다고 합니다.

[사립초등학교 관계자]
″저희 학교 같은 경우는 맞벌이가 50%가 넘어요. 그러다보니까 한 75%에서 80% 정도가 긴급돌봄 열어달라고 그래요.″

하지만 채 1km도 떨어져있지 않은 공립 학교는상황이 전혀 달랐습니다.

부모들의 맞벌이 비율이 크게 다르지도 않은데 전교생 1천1백 명 가운데 긴급돌봄 신청자는 60명, 5% 정도였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 전체를 봐도 유독 사립 학교의 돌봄 참여율은 높습니다.

교육 현장에선 그 이유를 다른 데서 찾습니다.

연간 1천만 원을 넘나드는 비싼 사립학교 학비를 내고 있는데 코로나 핑계로 원격수업만 계속할 거냐며 부모들부터가 등교수업을 요구한다는 겁니다.

[신소영/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이렇게 높은 학비를 부담하면서 본전을 좀 뽑아야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고요. 우리 아이만 등교를 시키지 않는 것이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이 돌봄교실을 이용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학비를 환불해줄 생각은 전혀 없는 학교측 또한 긴급돌봄 제도를 악용해 억지로라도 등교를 시키는 쪽을 선택합니다.

심지어 가능한 많은 학생을 통학버스에 태우려 돌봄 신청을 유도한단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B 사립초등학교 관계자]
″1명이 타든 2명이 타든 운행을 할 수 밖에 없고, 학교들이 최소한 3,4억 이상은 한 분기에 적자를 보지 않았을까…″

몇달째 제대로 등교를 못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고 달래온 대다수 부모들은 특정 사립초등학교의 줄 잇는 등교 행렬을 보며 그저 허탈할 뿐입니다.

[공립초등학교 학부모]
″어떻게 보면 이기심인데… 자기네들만의. 학부모 입장에서는 화도 많이 나고 허탈하고… 이건 뭔가… 과연 코로나 사태에 맞는가… 다른 나라 얘긴가 그런 심정이 많이 들죠.″

바로간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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