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문희

창문이 갑자기 '펑펑'…"딸이 안에 있어요"

입력 | 2020-10-09 19:11   수정 | 2020-10-09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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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늦은 밤 집에서 쉬고 있던 주민들은 갑작스런 큰 불로 공포에 떨었습니다.

빠르게 밀려오는 불길을 피해 많은 주민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밖으로 나간 일부 주민은 집 안에 남겨진 가족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 했습니다.

긴박했던 사고 현장을 김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도심 한 가운데 불기둥이 솟구칩니다.

불길 바로 옆 창문으로 사람이 밖을 내다보며 불안한듯 서성입니다.

화염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집집마다 창문이 펑펑 깨지고 불티는 사방으로 날아갑니다.

[이명형/화재 대피자]
″거실에서 자고 있었고 아들이 갑자기 불이 났다고 그래서. 저희 집은 커튼을 다 쳐 둔 상태였는데 커튼 열어보니 불이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불이 난 건물 일대는 새카맣게 타버린 건물 외장재와 깨진 유리창 파편으로 뒤덮였습니다.

고층에 살던 주민 40여 명은 옥상으로 재빨리 대피했지만, 불도 강한 바람을 받으며 꼭대기 층까지 번지는 바람에 아찔한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구조를 하러 올라간 소방대원들이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며 대피자들을 찾습니다.

건물 안에 딸이 갇혀 있는데 연락이 끊겼다며 발을 동동 구르던 부모는 소방관이 밖으로 나올때마다 구조 여부를 확인합니다.

″ㅇㅇ이 엄마!″
″(아이들) 찾았어요?″

마침내 소방대원이 아이를 데리고 나오자 한걸음에 달려가 우는 아이를 껴안습니다.

[소방대원]
″어머니, 아이들 일단 진료받아야 하니까…″

뒤이어 하나, 둘 주민들이 침착하게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은 채 밖으로 나옵니다.

뜨거운 불길 때문에 수돗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변기 물에 수건을 적셨다는 주민들.

삶의 터전을 잃은 175명의 이재민들은 인근에 마련된 숙소에서 돌아갈 기약도 없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고, 엄청난 화마에 맞서 싸운 소방대원들은 계속된 구조작업에 잠시 숨만 돌렸다가 다시 일어섰습니다.

MBC뉴스 김문희입니다.

(영상취재:김능완/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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