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나세웅

[단독] 60년간 72건?…국정원은 '꽁꽁' FBI는 '원문 공개'

입력 | 2020-11-24 20:46   수정 | 2020-11-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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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선거 개입과 불법 사찰, 어두운 과거로 얼룩진 우리나라 정보기관의 중요한 개혁 과제 중에 하나가 바로 ′투명성′입니다.

올해로 정보기관이 만들어진 지 60년이 됐는데, 그동안 이들이 만든 자료 중에 공공 기록물로 이관된 건 70여 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세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국정원이 생산한 곽노현 전 교육감 관련 사찰 자료입니다.

교육감 선거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곽 전 교육감이 2억원을 사용했다면서, 이 가운데 1억 원은 명진 스님이 제공했다는 것.

명진 스님이 봉은사 주지로 있으면서 50억 원의 공금을 유용했는데 이 중 1억원씩을 곽 전 교육감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입니다.

모두 확인된 사실이 아닌 풍문이었습니다.

[명진 스님]
″사실이면 그냥 놔뒀겠어요? 조계종이고 어디고 간에 가만히 있었겠냐고, 물어뜯지.″

국정원은 이런 식의 사찰 파일을 비롯해 매월 수천 건의 자료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공기록물법에 따르면 모든 기관은 비공개를 제외한 보존기간 30년 이상의 자료의 경우 10년이 지나면 모두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MBC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60년동안 국정원이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자료는 단 72건에 불과했습니다.

2014년 47건을 시작으로 네차례 뿐, 2018년 이후에는 단 한건도 이관하지 않았습니다.

[정진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털끝 만큼이라도 공개가 되는 순간 그것이 감시의 시작이 된다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아는거죠. 법을 형식적으로는 지키겠다고 하지만 사실 국민의 알권리를 우롱하는 처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국정원은 최근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법원 최종 판결이 나오자 해당 자료를 ″공공기록물법 등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하고 폐기 절차를 밟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공개 문건은 대부분 이관하지 않고 있고 비공개 문건은 사실상 영구적으로 국정원 내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에 따라 폐기하겠다는 건 영원히 감춰두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습니다.

[곽노현/전 서울시 교육감]
″국회의원이든 행정부에 있든 심지어는 대법원장과 지방법원장들도 사찰을 했고. 그런 국내 사찰 기록들을 나름대로 분류를 해서 공개할 것(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당사자가 요청하거나 동의하면 심사를 거쳐 원문을 제공하고, 유명인사가 사망했을때는 제3자에게도 공개합니다.

팝 가수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착취 의혹을 조사한 미국 FBI는 그의 사망 직후 관련 파일을 공개하며 마이클 잭슨이 모든 혐의를 벗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조은/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CIA는) 25년이 지났을 때에 (공개 시스템에) 자료 등록을 해놓고 원문 공개를 다 해놔요. 범시민적인 권리로서 인정을 하고 있는 거고…″

지금까지 국정원에 사찰파일 공개를 요청한 사람은 9백여 명.

이들은 불법 사찰 파일의 폐기를 위한 입법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김희건, 전승현/영상편집: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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