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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과로사에 손가락 절단까지…여전히 '살인 노동'
입력 | 2020-12-23 20:28 수정 | 2020-12-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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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택배 노동자들의 잇따른 사망으로 택배 회사들이 여러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은 별로 달라진게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오전엔 하루 열다섯 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30대 택배 기사가 숨진 채 발견됐고, 한 50대 택배기사는 분류 작업을 하다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 화성시에 있는 롯데택배 물류 센터.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하던 택배 기사 34살 박모 씨는 오늘 출근하지 못했습니다.
[나용선/롯데택배 대리점 소장]
″전화가 안 되더라고요. 그 친구가 지금까지 한번도 결근, 지각한 적도 없고… 119에 신고를 해 가지고 들어갔는데, 거기서 사망을 한 거죠.″
5개월 전 입사한 박 씨는 산더미같은 배송 물량에 시달렸습니다.
지난주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오늘도 300개 넘음″, 퇴근 시간은 ″밤 11시″라고 남아 있습니다.
[사망 택배 기사 유가족]
″20kg 이상씩 빠지고 하니까. 몸무게가 그렇게 빠질 정도로. 그리고 중간에 밥을 못 먹는대요, 먹을 시간이 없대요.″
상자 분류를 끝내는 시각이 오후 2시.
자정 가까이까지 일을 해야 배송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윤중현 /택배연대노조 우체국본부장]
″하루 15시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던 것입니다.″
회사 측에서는 박 씨가 하루 평균 220여개를 배송했다며 과로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월 ″물건 분류 작업에 1000명을 투입하겠다″던 약속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
″샘플링(견본) 인원을 투입해서 진행하고 있고요. 30명은 지금 들어가 있습니다. 세부 안을 마련해서 진행할 예정이거든요.″
분류 작업을 위해 쉴새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하루 전엔 로젠택배에서 52살 기사가 떨어지는 상자를 잡으려다 체인에 걸려 왼손 약지가 절단됐습니다.
[동료 택배 기사]
″상자랑 장갑 낀 손이랑 해서 같이 빨려들어간 것이죠. 피를 바닥에 뚝뚝 흘리고 있고, 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고 있었고요.″
다친 택배 기사는 봉합 수술을 받았습니다.
사측은 시설이 노후해 덮개가 파손됐는데, 수리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잇따른 택배 기사 사망으로 정부와 업체들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장에선 그저 공허한 구호입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임정환, 남현택/영상편집: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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