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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진
중산층이 무너진다…'K자 양극화'의 공포
입력 | 2020-12-31 20:25 수정 | 2020-12-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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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올 한해 우리 경제를 집어삼킨 코로나19.
이 전례없는 위기는 우리 사회에 ′빈부격차′, ′양극화′라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건실하게 안정적으로 살아오던 중산층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자본과 신용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은 부를 더 키우는 상황인데요.
코로나 위기가 끝나더라도 양극화는 더욱 심화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노경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16년째 헬스장을 운영해온 김성우씨.
거리두기로 문을 닫은 것만 벌써 두 차례.
소득은 전무한데,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만 3천만원이다보니, 소상공인 대출 두 번에, 은행 빚, 카드 빚까지, 올해 진 부채만 1억 4천만원에 달합니다.
[김성우/헬스장 운영]
″더 이상 돈을 빌릴 데가 없습니다. 지금 생활은 그냥 뭐 자식들하고 뭐 학원 이런 부분은 전혀 못 보내고 있고요. 먹는 것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트레이너로 출발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가장.
안정된 중산층이었지만, 코로나란 괴물 앞에선 손을 써 볼 도리조차 없었습니다.
[김성우/헬스장 운영]
″센터에서 숙식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 들어가기가… 가장으로서…″
소상공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마당에, 원래도 취약했던 임시·일용직들의 어려움은 말할 게 없습니다.
지난달 한달 동안 사라진 임시·일용직 일자리만 20만 6천개에 달합니다.
반면 코로나가 기회가 된 이들도 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풀린 막대한 저금리 자금이 자산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주식과 부동산을 가진 사람들은 더 부자가 됐고, 싼 값에 빌린 신용대출을 굴려 한번 더 돈을 벌었습니다.
실제 한 조사 결과, 올해 소득 상위 10~30% 계층의 순자산은 작년보다 1억 1천만원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주식이나 주택 같은 자산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투자할 자금이 많거나 대출 할 신용도가 되는 분들이 최근 자산이 많이 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계층은 소외되는…″
위기는 양극화를 심화시킵니다.
외환위기 전이었던 1997년 소득 상위 20%의 수입과 하위 20%의 수입 차는 3.97배였지만, 위기 후인 1998년 4.78배로 벌어졌고, 금융위기를 전후해서는 2008년 5.93배에서 2009년 6.11배로 벌어졌습니다.
이같은 위기의 속성에다, 감염병 그리고 비대면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위기의 파괴력은 전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신년사에서 코로나 위기 후의 K자 회복, 즉 경제가 회복하더라도 산업 간, 계층 간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김용범/기획재정부 1차관]
″대면 업무 비중이 높은 일부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과 완화가 반복되는 가운데 피해가 누적되면서 고용 회복이 더욱 더뎌질 수 있어…″
선진국과 신흥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유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를 전례없이 벌려놓고 있는 코로나 위기.
간신히 위기를 버텨낸 이들이 양극화란 벽 앞에 또한번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피해 계층을 집중 지원하고 일자리와 세금을 다시 점검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노경진입니다.
(영상취재: 김백승, 김우람 / 영상편집: 김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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