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효정

"당분간 쉬래요"…약자에게 더 힘겨운 코로나

입력 | 2020-03-12 07:35   수정 | 2020-03-1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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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졌습니다.

전단지를 돌리는 할머니들, 간병인들처럼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졌습니다.

남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회사들이 밀집한 서울의 한 거리.

할머니들이 식당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받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할머니들은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합니다.

[A씨(70대)/전단지 아르바이트]
″이해를 해야죠. 누가 받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요? 아무래도 무섭죠. 우리는 직업이니까 하는데.″

그런데 수입이 너무 줄어들어 생계가 걱정입니다.

[정 모 씨(75살)/전단지 아르바이트]
″(예전에는) 6시간씩 하고 5만 원씩을 받았어요. (지금은) 2시간 일해요. 1만 8천 원 받아가고. 그렇게 일이 줄었어요.″

9년간 요양보호사 일을 해 온 58살 김 모 씨는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습니다.

2년간 돌봐드렸던 80대 할아버지가 ″코로나19가 무서우니 오지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

김 씨는 매일 3시간씩, 일주일에 6일 동안 할아버지를 돌보고, 심부름을 하면서 한 달에 70만 원 남짓 받아왔는데 이제 그마저 끊겼습니다.

[김 모 씨/방문요양보호사]
″저축도 하고, 생활비로도 쓰고(했어요). 일하다 안 하니까 스트레스도 받고요. 마음 편하게 쉬는게 아니잖아요.″

비슷한 처지에 있는 간병인과 장애인활동지원사는 물론 방문교사와 식당 종업원까지, 코로나19 때문에 살림살이가 힘들어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 가혹하게 다가옵니다.

MBC 뉴스 남효정입니다.